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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필수 한마디 — "천천히 말해 주세요"로 대화의 속도를 늦추는 법

한국 여행 중 가장 당황스러운 순간은 언제일까요? 바로 상대방이 너무 빠르게 말해서 한 마디도 못 알아들을 때입니다. 시장 상인이 가격을 술술 읊거나, 지하철역 직원이 길을 빠르게 안내할 때, 머릿속이 하얘지죠. 이럴 때 딱 한 문장만 외워 두면 대화의 흐름을 내 속도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바로 오늘의 표현입니다.

천천히 말해 주세요

천천히 말해 주세요 (cheoncheonhi malhae juseyo) 는 “조금 더 느린 속도로 말해 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하는 표현입니다. 영어로 옮기면 “Please speak slowly.” 정도가 됩니다.

문장을 뜯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천천히 (cheoncheonhi) 는 ‘속도가 느리게’라는 뜻의 부사이고, 말하다 (malhada) 는 ‘말을 하다’라는 동사입니다. 여기에 -아/어 주세요 (-a/eo juseyo) 가 붙으면 ‘~해 주세요’라는 정중한 부탁이 됩니다. 그래서 세 조각을 합치면 “느리게 + 말하다 + 해 주세요” = 천천히 말해 주세요 가 되는 것이죠.

뉘앙스가 중요합니다. 이 표현은 명령이 아니라 부탁입니다. ‘-주세요’가 들어가 있어 상대를 존중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무례하지 않게 쓸 수 있습니다. 오히려 외국인이 이 문장을 또박또박 말하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미소를 지으며 기꺼이 속도를 늦춰 줍니다.

상황별 활용 예문

① 식당에서 메뉴 설명을 들을 때 점원이 오늘의 특선을 빠르게 소개합니다. 이때 손을 살짝 들며 이렇게 말해 보세요.

죄송한데 천천히 말해 주세요. 제가 한국어를 배우고 있어요. (joesonghande cheoncheonhi malhae juseyo. jega hangugeoreul baeugo isseoyo.)

“죄송한데 (joesonghande)“를 앞에 붙이면 “죄송하지만”이라는 완충 표현이 되어 훨씬 부드럽습니다.

② 길을 물어봤는데 대답이 너무 빠를 때 행인이 방향을 설명하지만 도무지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한 번만 더 천천히 말해 주세요. (han beonman deo cheoncheonhi malhae juseyo.)

“한 번만 더 (han beonman deo)“는 “한 번 더”라는 뜻으로, 반복을 부탁할 때 함께 쓰면 좋습니다.

③ 전화 통화에서 예약을 확인할 때 숙소에 전화를 걸었는데 상대의 말이 빠릅니다.

잘 안 들려요. 조금만 천천히 말해 주세요. (jal an deullyeoyo. jogeumman cheoncheonhi malhae juseyo.)

“조금만 (jogeumman)“을 넣으면 “조금만이라도”라는 부드러운 요청이 됩니다.

존댓말·반말과 유사 표현 비교

같은 뜻이라도 상대에 따라 말투를 바꿔야 합니다.

  • 존댓말(정중): 천천히 말해 주세요 (cheoncheonhi malhae juseyo) — 여행지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안전한 기본형.
  • 더 공손하게: 천천히 말씀해 주세요 (cheoncheonhi malsseumhae juseyo) — ‘말하다’ 대신 높임말 ‘말씀하다’를 써서 격식을 한 단계 올린 형태입니다.
  • 반말(친한 사이): 천천히 말해 줘 (cheoncheonhi malhae jwo) — 친구나 또래에게만. 처음 보는 사람에게 쓰면 무례하게 들립니다.

비슷한 표현으로 다시 말해 주세요 (dasi malhae juseyo, “다시 말해 주세요”) 도 있습니다. 이건 ‘속도’가 아니라 ‘반복’을 부탁하는 말이니 상황에 맞게 골라 쓰세요. 속도가 문제면 ‘천천히’, 못 들어서 다시 듣고 싶으면 ‘다시’입니다.

문화 배경

한국 드라마를 보면 등장인물들이 정신없이 빠르게 대화하는 장면이 많습니다. 실제 일상 대화 속도도 학습 교재의 또박또박한 발음보다 훨씬 빠르죠. 그래서 한국어 학습자에게 ‘천천히 말해 주세요’는 생존 문장에 가깝습니다.

한 가지 팁을 더하자면, 이 문장을 말할 때 스스로도 천천히, 또박또박 발음하는 것이 좋습니다. 급하게 웅얼거리면 상대가 오히려 못 알아듣거든요. 여유 있게 웃으며 부탁하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기꺼이 속도를 늦추고 더 친절하게 도와줍니다. 정중한 부탁 한마디가 여행 전체의 분위기를 바꾼다는 걸 꼭 기억하세요.

마무리 퀴즈

상대의 말이 너무 빨라서 속도를 늦춰 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하려고 합니다. 빈칸에 알맞은 부사는 무엇일까요?

______ 말해 주세요. (a) 빨리 (ppalli) (b) 천천히 (cheoncheonhi) (c) 다시 (dasi)

정답은 (b) 천천히 (cheoncheonhi) 입니다. (a) ‘빨리’는 오히려 ‘빠르게’, (c) ‘다시’는 ‘반복해서’라는 뜻이니 주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