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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상 (tteoksang) — 하루아침에 값도 인기도 치솟을 때 한국인이 쓰는 말

떡상

떡상은 값이나 조회수, 인기 같은 것이 짧은 시간에 폭발적으로 치솟는 일을 뜻하는 인터넷 신조어다. 어제 300원이던 것이 오늘 3,000원이 되어 있을 때, 어제 조회수 300이던 영상이 자고 일어나니 12만이 되어 있을 때, 한국 사람들은 휴대폰 화면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며 이렇게 말한다 — 떡상 (tteoksang) 했네.

이 말은 신문에는 잘 나오지 않는다. 신문 헤드라인은 ‘급등(急騰)‘이나 ‘폭등(暴騰)‘을 쓴다. 떡상이 사는 자리는 따로 있다. 단톡방, 유튜브 댓글창, 주식·코인 커뮤니티, 늦은 밤 친구와의 통화, 그리고 팬덤의 트위터 타임라인이다. 그래서 이 단어를 알아듣는다는 건 한국어 사전을 한 칸 더 채우는 일이라기보다, 한국 사람들이 실제로 흥분할 때 내는 소리를 알아듣는 일에 가깝다.

떡상의 온도를 정확히 맞추려면 세 가지를 기억하면 된다.

첫째, 정도가 세다. 2~3퍼센트 오른 것은 떡상이 아니다. 눈을 의심할 만큼, 그래프가 거의 수직으로 서 있을 만큼 올랐을 때 쓴다.

둘째, 갑작스럽다. 십 년에 걸쳐 두 배가 된 것은 떡상이라고 하지 않는다. 하루, 일주일, 길어야 한 달 안에 벌어진 일이어야 이 단어가 어울린다.

셋째, 대상이 넓다. 주식·코인·부동산 시세는 물론이고 유튜브 조회수, 검색량, 중고 거래 시세, 심지어 사람의 인기에도 쓴다. 그 배우 이번 드라마로 떡상했잖아 (geu baeuga beon deuramaro tteoksanghaetjana) 처럼.

형태로 보면 명사 하나로도 쓰고(완전 떡상 (wanjeon tteoksang)), 뒤에 ‘-하다’를 붙여 동사로도 쓴다(떡상하다 (tteoksanghada), 떡상했어 (tteoksanghaesseo)). 오를 조짐이 보일 때는 떡상 각 (tteoksang gak) 이라고 한다. ‘각(角)‘은 ‘그럴 낌새·타이밍’을 뜻하는 요즘 말이다. 반대말도 짝으로 있다 — 떡락 (tteongnak), 값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것.

실제 대화로 보기

상황: 토요일 오후, 준경의 원룸. 에밀리가 놀러 와 라면 물을 올려놨는데, 준경이 어제 올린 쇼츠 조회수를 보고 소리를 지른다.

준경: 야, 에밀리! 이리 와서 이것 좀 봐 봐. 내 폰 좀 봐. Hey, Emily! Come here and look at this. Look at my phone.

에밀리: 어? 어제 300이라며. 야, 12만이잖아. 이거 완전 떡상했네! Huh? You said it was 300 yesterday. Dude, it’s 120,000. This totally blew up!

준경: 그치? 새벽부터 알림 울려서 폰 진동으로 잠 깼어. Right? Notifications went off at dawn and the buzzing woke me up.

에밀리: 라면 분다, 일단 먹고 봐. 근데 이럴 때 조심해야 돼. 떡상한 건 꼭 떡락도 하더라. The ramyeon’s getting soggy, eat first. But be careful at times like this. Whatever skyrockets always crashes too.

준경: 야, 김새게 왜 그래. 오늘 하루만 좀 즐기자. Hey, why ruin the mood? Let me enjoy it for just one day.

에밀리: 알았어 알았어. 그럼 라면 말고 치킨. 떡상 기념으로 네가 쏴. Fine, fine. Then chicken, not ramyeon. Your treat, to celebrate the blow-up.

이렇게 쓰면 어색합니다

✗ (임원 회의에서 보고하며) 이번 분기 매출이 떡상했습니다. ✓ (임원 회의에서 보고하며) 이번 분기 매출이 크게 급등했습니다. → 문법은 멀쩡하지만 자리가 어긋난다. 떡상은 커뮤니티에서 태어난 말이라 공식 보고·발표·기사에 넣으면 준비 없이 말하는 사람처럼 들린다. 격식 있는 자리에서는 급등·폭등·크게 올랐다 쪽을 쓴다.

✗ (어제보다 2퍼센트 오른 그래프를 보며) 오, 2퍼센트 올랐네. 떡상이다. ✓ (어제보다 2퍼센트 오른 그래프를 보며) 오, 2퍼센트 올랐네. 좀 올랐다. → 강도가 어긋난다. 떡상은 ‘엄청나게 튀어 올랐다’는 감탄이 핵심이라, 소폭 상승에 갖다 붙이면 농담이나 비꼬는 말로 들린다. 반대로 진짜 폭등했을 때 안 쓰면 심심하게 들린다.

상황별 활용 예문

1. 오래 응원하던 가수가 갑자기 유명해졌을 때 (팬끼리 나누는 말)

우리 애들 이번 앨범으로 진짜 떡상했어. 어제 음악방송 1위 했잖아. (uri aedeul beon aelbeomeuro jinjja tteoksanghaesseo. eoje eumakbangsong 1wi haetjana.) Our group totally blew up with this album. They took first place on the music show yesterday.

한국 팬덤에서 소속 아티스트를 우리 애들 (uri aedeul, 우리 아이들) 이라고 부르는 것도 함께 익혀 두면 좋다. 이 문장에는 기쁨과 함께 ‘드디어 알아주는구나’ 하는 뿌듯함이 섞여 있다.

2. 중고 거래 시세가 뛰었을 때 (친구에게 아까워하며)

그 운동화 작년에 팔았는데 지금 시세 떡상해서 배 아파 죽겠어. (geu undonghwa jangnyeone paranneunde jigeum sise tteoksanghaeseo bae apa jukgesseo.) I sold those sneakers last year and now the resale price has shot up — I’m so bitter.

배 아프다 (bae apeuda) 는 직역하면 ‘배가 아프다’지만, 남이 잘돼서 샘이 난다는 뜻의 관용 표현이다. 떡상은 이렇게 부러움·후회와 짝을 이루는 일이 많다.

3. 오를 조짐이 보인다고 말할 때 (반은 농담으로)

이 동네 카페 요즘 SNS에서 난리던데, 떡상 각인데? (i dongne kape yojeum SNSeseo nallideonde, tteoksang gagminde?) This neighborhood cafe is all over social media lately — looks like it’s about to blow up.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을 예측할 때는 떡상 각 (tteoksang gak) 을 쓴다. 확신에 찬 예언이라기보다 ‘그럴 것 같은데?’ 하는 가벼운 예감에 가깝다.

존댓말·반말과 비슷한 표현

떡상에는 제대로 된 존댓말 짝이 없다. 떡상했어요 (tteoksanghaesseoyo) 처럼 ‘-요’를 붙일 수는 있지만, 그건 친한 선배나 편한 사이에서나 통한다. 회의·발표·면접처럼 격식이 필요한 자리라면 단어 자체를 바꿔야 한다.

표현온도·강도쓰는 자리
떡상 (tteoksang)아주 셈. 흥분·환호또래·단톡방·커뮤니티. 공식 자리엔 안 씀
떡락 (tteongnak)아주 셈. 절망·자조떡상의 반대말. 같은 자리에서 씀
급등하다 (geupdeunghada)셈. 중립·건조뉴스·보고서·발표. 어디서나 안전
폭등하다 (pokdeunghada)아주 셈. 중립이지만 무거움뉴스·기사. 물가·집값에 자주
뜨다 (tteuda)중간. 인기에만 씀일상 대화. 사람·가게·노래에

뜨다는 값에는 쓰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배우가 뜨고 가게가 뜨지만, 주가가 떴다고는 하지 않는다. 반대로 떡상은 값에도 인기에도 다 쓴다.

문화 배경 — 떡이 붙으면 세진다

떡상은 ‘떡’과 ‘상승(上昇)‘의 앞뒤를 잘라 붙인 말로 본다. 여기서 떡은 먹는 떡이 아니라, 요즘 말에서 ‘엄청나게’라는 뜻을 얹어 주는 강조 접두사다. 완전히 뻗어 버렸다는 뜻의 떡실신 (tteoksilsin) 이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말이다. 그래서 떡상은 ‘상승’에 감탄사를 하나 얹은 셈이고, 짝인 떡락은 ‘하락’에 같은 감탄사를 얹은 것이다.

이 단어가 퍼진 배경에는 한국인의 투자 열기가 있다. 주식과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매일같이 오르내리는 그래프를 보며 쓰던 말이 유튜브와 팬덤으로 넘어갔고, 지금은 조회수·검색량·중고 시세까지 ‘숫자가 있는 것’이면 무엇에나 붙는다. 함께 다니는 말로 가즈아 (gajua) 가 있는데, ‘가자’를 길게 늘여 외치는 응원 구호다. 오르기를 바라는 마음을 소리로 지른 것이다.

한국 드라마에서도 이 정서는 익숙하다. 주가 그래프가 치솟는 순간 인물의 인생이 통째로 뒤집히는 장면은 투자·재벌 소재 드라마의 단골이다. 다만 드라마 대사에는 ‘떡상’ 대신 ‘폭등’이나 ‘상한가’가 자주 쓰인다 — 카메라 앞의 인물은 대체로 정장을 입고 있고, 떡상은 티셔츠 차림으로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하나. 한국 사람들은 떡상을 말하면서 거의 항상 떡락을 함께 떠올린다. 위 대화에서 에밀리가 곧바로 찬물을 끼얹은 것도 그래서다. 이 단어에는 환호와 함께 ‘언제 꺼질지 모른다’는 불안이 조금 섞여 있다. 그 미묘한 뒷맛까지 읽어 낼 수 있다면, 떡상은 이미 당신의 단어다.

오늘의 퀴즈

다음 중 떡상을 가장 자연스럽게 쓴 문장은?

  1. 할아버지 혈압이 어제부터 떡상하셨어요.
  2. 그 배우 이번 드라마 끝나고 완전 떡상했어.
  3. 이번 분기 영업이익이 떡상하였음을 보고드립니다.
  4. 지난 10년 동안 집값이 천천히 떡상했다.
정답 보기

정답: 2번

1번은 건강 수치에 쓴 경우로, 웃기려는 농담이 아니라면 어색하다. 3번은 공식 보고 자리라 ‘급증하였음’이 맞다. 4번은 ‘10년 동안 천천히’라는 말이 떡상의 ‘갑작스럽고 세다’는 뜻과 정면으로 부딪친다. 2번은 대상(사람의 인기), 속도(드라마 한 편 만에), 자리(반말 대화) 세 가지가 모두 맞아떨어진다.


이 글의 단어 뜻풀이와 예문은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krdict.korean.go.kr)에서 가져왔으며, 해당 부분(번역 포함)은 CC BY-SA 2.0 KR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배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