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글

완결 (wangyeol) — '끝났다'와 '완결됐다'는 다릅니다

완결

완결은 ‘완전하게 끝을 맺음’이라는 뜻이다. 한국 드라마나 웹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새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 작품이 완결 (wangyeol) 이 났는지, 아니면 아직 연재 중인지입니다.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완결 났나요?”, “완결까지 몇 편 남았죠?”, “저는 완결작만 봅니다” 같은 글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올라옵니다. 그만큼 한국에서 이야기를 소비하는 방식 안에서 이 두 글자는 중요한 신호등입니다.

완결 (wangyeol) 은 그냥 ‘끝났다’는 말이 아닙니다. 중간에 멈춘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다 갔다, 그래서 더 이상 기다릴 것이 없다는 안도감이 들어 있는 말입니다. 반대편에는 ‘연재 중’, ‘미완(未完)‘이 있습니다. 작가가 도중에 연재를 그만두면 그 작품은 영영 완결을 못 본 작품이 되고, 독자들은 그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합니다.

그래서 완결은 시간이 다 돼서 딱 끊기는 ‘종료’와 온도가 다릅니다. 축구 경기가 끝나면 종료지만, 10년을 이어 온 소설이 마지막 권을 내면 완결입니다. 한 편 한 편이 쌓여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는 것 — 그 덩어리 전체가 끝을 맺을 때 쓰는 말입니다.

국립국어원 사전으로 확인하기

완결 「명사」 완전하게 끝을 맺음. [en] conclusion — The act of ending something completely. [ja] かんけつ【完結】 — すっかり終わること。 [es] finalización, terminación, conclusión — Finalizar completamente. [zh] 完结,结束,完毕 — 完全收尾。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포르투갈어 뜻풀이는 사전에 실려 있지 않아, 이 글에서는 저희가 직접 옮겼습니다 — conclusão, encerramento: terminar algo por completo.)

아래는 사전에 실린 실제 사용 예문입니다. 원문을 그대로 옮기고, 각각이 어떤 자리에서 나오는 말인지 덧붙입니다.

완결이 나다.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가장 자주 듣게 되는 형태입니다. ‘나다’가 붙으면 내가 끝낸 것이 아니라 저절로 그렇게 됐다는 느낌이라, 작품을 기다리는 독자·시청자 쪽에서 씁니다. “그거 완결 났어?”는 한국 친구와 드라마 이야기를 할 때 거의 필수로 나오는 질문입니다.

완결을 짓다.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짓다’가 붙으면 반대로 내 손으로 매듭을 지었다는 능동적인 뜻이 됩니다. 작가가 이야기를 끝내거나, 담당자가 오래 끌던 일을 마무리했을 때 쓰는 표현입니다.

완결을 보다.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끝까지 지켜본 사람의 자리에서 하는 말입니다. 오래 기다린 끝에 마지막을 확인했다는 뉘앙스라, “드디어 완결을 봤다” 같은 문장에 감회가 실립니다.

드라마의 완결.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명사와 명사를 ‘-의’로 잇는 형태로, 기사 제목이나 글말에서 자주 보입니다. 말할 때보다 쓸 때 어울리는 문어체입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범인으로 김 씨를 구속하고 수사를 완결 지었다.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완결이 이야기 전용 단어가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수사·심사·서류처럼 여러 단계를 밟아 온 공적인 일이 마지막 단계까지 다 끝났을 때도 씁니다. 다만 이 쪽은 뉴스와 공문서의 말투라, 일상 대화에서 쓰면 꽤 딱딱하게 들립니다.

실제 대화로 보기

상황: 토요일 오후, 아파트 단지 정문 앞. 중고거래로 만화책 전집을 넘겨받기로 한 자리.

준경: 에밀리 씨죠? 여기요, 스무 권 다 챙겨 왔어요. You’re Emily, right? Here you go — I brought all twenty volumes.

에밀리: 우와, 감사합니다. 근데 이거 완결까지 다 있는 거 맞죠? Wow, thank you. But this goes all the way to the end, right?

준경: 네, 20권에서 완결 났어요. 외전 같은 건 따로 없고요. Yeah, it wraps up in volume 20. There’s no side story or anything.

에밀리: 다행이다. 저 예전에 19권까지 보다가 결말을 못 봤거든요. What a relief. I read up to volume 19 back then and never saw the ending.

준경: 아, 그거 사람 진짜 미치죠. 완결을 봐야 마음이 놓이는데. Ah, that drives you crazy. You can’t relax until you’ve seen it finish.

에밀리: 맞아요. 오늘 밤에 끝장 볼 거예요. Exactly. I’m going to finish it tonight.

이렇게 쓰면 어색합니다

✗ (드라마 5회를 보고 나서) 어제 5회 완결됐어요. ✓ (드라마 5회를 보고 나서) 어제 5회 방송 끝났어요. → 완결은 한 회가 아니라 시리즈 전체가 마지막에 다다랐을 때만 씁니다. 매주 한 편씩 끝나는 것에 붙이면, 듣는 사람은 “어? 벌써 끝났어?” 하고 놀랍니다.

✗ 저희 5년 사귀었는데 지난달에 완결했어요. ✓ 저희 5년 사귀었는데 지난달에 끝났어요. → 사람 사이의 관계에는 완결을 쓰지 않습니다. 완결은 만든 사람이 있고 정해진 분량이 있는 것 — 작품이나 사건 — 에 붙는 말이라, 연애에 붙이면 두 사람을 드라마 취급하는 농담처럼 들립니다.

상황별 활용 예문

1) 친구에게 작품을 추천할 때 — 아직 연재 중인 작품은 기다리는 고통이 따라오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완결 여부를 먼저 알려 주는 것이 예의에 가깝습니다.

이거 완결까지 다 나왔으니까 마음 놓고 시작해. (igeo wangyeolkkaji da nawasseunikka maeum noko sijakhae.) This one’s already complete, so you can start it without worrying.

2) 오래 기다린 시리즈가 끝났을 때 — 몇 년을 따라온 소설이나 웹툰이 마지막 편을 올린 날, 팬들은 축하와 상실감을 동시에 이야기합니다.

10년 만에 완결을 봤어요. 시원하면서도 좀 허전하네요. (sim-nyeon mane wangyeoreul bwasseoyo. siwonhamyeonseodo jom heojeonhaneyo.) I finally saw it end after ten years. It feels good, but also a little empty.

3) 회사에서 오래 끌던 일을 끝냈을 때 — 사전 예문의 ‘수사를 완결 짓다’와 같은 쓰임입니다. 보고나 회의 자리처럼 격식이 있는 상황에 어울립니다.

이번 감사 건은 지난주에 완결 지었습니다. (ibeon gamsa geoneun jinanjue wangyeol jieotseumnida.) We brought last week’s audit to a full conclusion.

존댓말·반말과 비슷한 표현

완결은 명사라서 그 자체에는 높낮이가 없습니다. 뒤에 붙는 말이 자리를 결정합니다. 반말은 완결 났어 (wangyeol nasseo), 존댓말은 완결 났어요 (wangyeol nasseoyo), 격식체는 완결되었습니다 (wangyeoldoeeotseumnida) 입니다.

표현온도·강도쓰는 자리
완결 (wangyeol)끝까지 다 갔다는 안도드라마·웹툰·소설처럼 여러 편이 쌓인 것, 수사·심사 같은 공적인 일
종료 (jongnyo)사무적이고 딱 끊김경기·행사·판매·접수. 시간이 다 됐을 때
결말 (gyeolmal)끝의 ‘내용’에 초점스포일러 이야기를 할 때. “결말이 슬퍼”
마무리 (mamuri)부드럽고 과정에 가까움남은 것을 정리하는 일. “마무리만 하면 돼”
끝 (kkeut)가장 넓고 일상적어디서나. 온도가 없는 기본값

같은 상황을 두고 “완결 났어”라고 하면 시리즈 전체가 닫혔다는 뜻이고, “결말이 어땠어?”라고 하면 그 마지막이 어떤 내용이었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둘을 바꿔 쓰면 대화가 어긋납니다.

문화 배경 — 완(完) 자 한 글자가 뜨는 순간

완결은 한자어입니다. 完(완전할 완)과 結(맺을 결)이 붙어, 말 그대로 ‘완전하게 매듭짓는다’는 그림입니다. 그래서 옛 만화책이나 소설 마지막 장에는 완결 대신 完 한 글자만 크게 찍혀 있기도 했습니다. 그 글자를 보는 순간이 곧 완결입니다.

한국 드라마에서 이 단어가 유난히 자주 쓰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는 보통 기획 단계에서 16부작, 12부작처럼 회차를 정해 놓고 시작합니다. 시청률에 따라 시즌이 늘어나거나 갑자기 끊기는 구조가 아니라, 처음부터 정해진 끝을 향해 달려가는 구조입니다. 그러니 마지막 회는 예정된 도착점이고, 시청자도 “몇 회에서 완결이지?”를 세면서 봅니다.

웹툰 플랫폼에는 아예 ‘완결’ 탭이 따로 있습니다. 연재작과 완결작을 나눠 놓은 것인데, 많은 독자가 이 탭부터 엽니다. 매주 하루씩 기다리는 대신 완결된 작품을 한 번에 몰아보는 습관 때문입니다. 여기서 나온 말이 “완결까지 정주행”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달려서 본다는 뜻이지요. 한국 친구에게 “완결 나면 알려 줘”라고 하면, 그때까지는 안 보고 아껴 두겠다는 말로 정확히 알아듣습니다.

오늘의 퀴즈

다음 대화의 빈칸에 가장 자연스러운 말은 무엇일까요?

A: 그 웹툰 아직 연재 중이야? B: 아니, 지난달에 ______ 났어. 이제 몰아봐도 돼.

① 종료 ② 완결 ③ 결말

정답 보기

정답은 ② 완결입니다. ‘-이/가 나다’와 짝을 이루어 “완결 났어”가 되고, 시리즈 전체가 끝났다는 뜻이 됩니다. ①종료는 경기나 행사가 시간상 끊길 때 쓰는 말이라 웹툰에는 어울리지 않고, ③결말은 끝의 내용을 가리키는 말이라 “결말 났어”라고 하면 어색합니다. 결말은 “결말이 어땠어?”처럼 씁니다.

이 글의 단어 뜻풀이와 예문은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krdict.korean.go.kr)에서 가져왔으며, 해당 부분(번역 포함)은 CC BY-SA 2.0 KR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배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