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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통령 (chotongnyeong) — 초등학교에서 투표하면 1등, 아이들이 뽑은 스타를 부르는 말

초통령

**초통령 (chotongnyeong)**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얻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초등학생의 ‘초’와 대통령의 ‘통령’을 붙여 만든 말로, 초등학교에서 투표를 하면 몰표를 받아 당선될 사람을 농담처럼 부르는 별명이다.

이 말이 실제로 오가는 자리는 뉴스가 아니다. 문구점 포토카드 코너 앞, 조카 생일 선물을 고르다 막힌 마트 진열대 앞, 응원 음악이 쿵쿵 울리는 초등학교 운동장이다. 한국에서 어떤 아이돌 그룹이 진짜로 떴는지 확인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음원 차트가 아니라 초등학교 쉬는 시간이라는 말이 있다. 아이들이 쉬는 시간마다 그 안무를 따라 추고, 학예회 무대에 그 노래가 올라가고, 문구점에 그 얼굴이 박힌 스티커가 깔리기 시작하면 어른들이 이렇게 말한다. 아, 요즘은 걔네가 초통령이구나.

뉘앙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것이다. 초통령은 인기의 크기를 재는 말이 아니라 인기의 나이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30대 팬이 아무리 많아도 그 사람은 초통령이 아니고, 반대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만 유명해도 초통령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래서 이 말은 ‘얼마나 유명한가’가 아니라 ‘누구에게 유명한가’에 대한 대답이다.

톤은 가볍다. 칭찬은 칭찬인데 정색하고 하는 칭찬이 아니라 웃으면서 던지는 칭찬이다. 예능 자막이나 기사 제목에는 자주 뜨지만, 시상식 무대에서 상패를 건네며 읽을 말은 아니다.

또 이 말에는 자리가 하나뿐이라는 느낌이 있다. 대통령이 한 명이듯, 요즘 초통령이 누구냐고 물으면 보통 한 팀 또는 한 사람의 이름이 돌아온다. 그래서 초통령 자리를 물려받았다, 초통령 자리에서 내려왔다 같은 표현도 자연스럽게 쓰인다.

마지막으로 이 말은 살짝 양날이다. 아이들에게 사랑받는다는 건 그 아이의 부모와 할머니까지 이름을 외우게 된다는 뜻이라, K-pop 업계에서는 큰 훈장이다. 동시에 어른 팬층은 얇은 것 아니냐는 뜻으로 비꼬듯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이 별명을 받은 아이돌들은 고마워하면서도 농담 반으로 억울해하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실제 대화로 보기

상황: 토요일 오후, 대형 문구점의 아이돌 굿즈 코너. 준경이 초등학생 조카 생일 선물을 고르다 막혔다. 옆에는 초등학생 대상 학원에서 일하는 에밀리.

준경: 야, 이 그룹 누구야? 조카가 이거 아니면 안 된대. Hey, who’s this group? My niece says it has to be this one.

에밀리: 몰랐어? 요즘 얘네가 초통령이야. 우리 학원 애들, 쉬는 시간마다 이 춤 춰. You didn’t know? They’re the kids’ number one right now. The kids at my academy do this dance every single break.

준경: 초통령? 대통령도 아니고, 별 말이 다 있네. Chotongnyeong? They’re not exactly a president… what a word.

에밀리: 초등학생들의 대통령, 딱 그 뜻이야. 초등학교에서 투표하면 얘네가 몰표라니까. President of the elementary schoolers — that’s literally it. Hold a vote at any elementary school and they’d win in a landslide.

준경: 그럼 이거 사면 실패는 없겠다. So I can’t go wrong if I buy this, then.

에밀리: 응, 초통령 굿즈는 실패 없어. 근데 포토카드는 멤버 잘 골라. 애들은 최애 아니면 시큰둥해. Right, you can’t miss with their merch. But pick the member carefully for the photocard — kids go cold if it’s not their favorite.

이렇게 쓰면 어색합니다

✗ (회식 자리에서 부장님께) 부장님은 저희 팀의 초통령이세요. ✓ (회식 자리에서 부장님께) 부장님은 저희 팀 분위기 메이커세요. → ‘초’는 초등학생을 가리킨다. 어른에게 쓰면 칭찬이 아니라 애들 수준이라는 농담처럼 들리고, 신조어라 윗사람 앞에서는 가볍게도 들린다.

✗ 그 배우 40대 팬이 진짜 많잖아. 완전 초통령이야. ✓ 그 배우 40대 팬이 진짜 많잖아. 완전 대세야. → 초통령은 팬이 많다는 뜻이 아니라 팬이 초등학생이라는 뜻이다. 팬층이 어른뿐이면 아무리 인기가 많아도 초통령은 될 수 없다.

상황별 활용 예문

상황 1 — 조카 생일 선물 앞에서 막혔을 때

요즘 초통령이 누구야? 조카 선물 사야 되는데. (yojeum chotongnyeong-i nuguya? joka seonmul sayadoeneunde.) “Who’s the kids’ favorite these days? I need to get a present for my niece.”

한국에서 초등학생 조카에게 줄 선물을 고를 때 어른들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정보가 바로 이것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그룹이 아니면 아무리 비싼 선물도 서랍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나이 차이가 큰 삼촌·이모들은 진지하게 이 질문을 던진다.

상황 2 — 아이들을 매일 보는 사람이 증언할 때

우리 반 애들한테는 걔네가 초통령이에요. 이름 모르는 애가 없어요. (uri ban aedeulhanteneun gyaenega chotongnyeong-ieyo. ireum moreuneun aega eopseoyo.) “For the kids in my class, that group is number one. There isn’t a single kid who doesn’t know their names.”

학교 선생님이나 학원 강사, 아이 부모가 쓰면 가장 힘이 실리는 문장이다. 차트 순위는 어른들의 통계지만, 교실 뒷자리에서 누구 이름이 오가는지는 그 자리에 있는 사람만 안다.

상황 3 — 기사 제목이나 예능 자막에서

데뷔 1년 만에 초통령 자리에 올랐다. (debwi illyeon mane chotongnyeong jarie ollatda.) “In just one year since debut, they’ve taken the throne with elementary schoolers.”

‘자리에 올랐다’는 표현이 함께 붙는 게 이 말의 특징이다. 대통령처럼 정원이 한 명인 자리로 취급하기 때문에, 올랐다·내려왔다·물려받았다 같은 동사와 잘 어울린다.

존댓말·반말과 비슷한 표현

초통령은 명사라서 높임은 단어가 아니라 서술어에서 만든다. 반말은 걔네가 초통령이야 (gyaenega chotongnyeong-iya), 존댓말은 **그 그룹이 요즘 초통령이에요 (geu gurupi yojeum chotongnyeong-ieyo)**가 된다. 다만 어미를 높여도 단어에 붙은 장난기는 그대로 남는다. 회의나 발표 같은 격식 자리라면 초등학생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습니다 (chodeunghaksaengdeurege ingiga aju manseumnida) 쪽으로 바꾸는 편이 안전하다.

표현온도·강도쓰는 자리
초통령 (chotongnyeong)가볍고 과장된 칭찬, 농담기또래 대화·SNS·예능 자막. 공식 석상엔 안 씀
뽀통령 (ppotongnyeong)애정 섞인 별명유아용 콘텐츠 이야기. 대상이 미취학 아이들일 때
대세 (daese)중립적이고 힘 있음, 나이대 안 가림기사·일상 어디서나
국민 ○○ (gungmin ○○)전 국민 규모, 훨씬 큰 말기사·방송. 아무에게나 붙이면 과장
인기가 많다 (ingiga manta)완전 중립어디서나. 격식 자리 포함

두 줄로 정리하면 이렇다. 팬층이 초등학생이면 초통령, 미취학 아이들이면 뽀통령, 나이를 안 가리고 지금 제일 잘나가면 대세다.

문화 배경 — ‘-통령’이 붙는 별명들

이 말의 뼈대는 대통령이다. 한국어에서 ‘-통령’은 어느 순간 접미사처럼 떨어져 나와, 어떤 집단을 완전히 사로잡은 존재에게 붙는 농담 별명이 되었다. 가장 유명한 예가 뽀통령 (ppotongnyeong) — 국민 유아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뽀로로에게 붙은 별명이다. 부모 말은 안 들어도 뽀로로가 나오면 아이가 조용해진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같은 방식으로 초등학생을 사로잡은 사람에게 초통령이 붙었다.

왜 하필 초등학생일까. K-pop 업계에서 초등학생 인기는 단순한 팬 수 이상의 신호다. 아이들은 안무를 통째로 외워 춤추고, 학예회 무대에 그 노래를 올리고, 급식 시간에 그 이름을 떠들고, 집에 가서 부모에게 그 얘기를 한다. 그러니까 아이 한 명이 팬이 되면 그 집 어른들까지 그 이름을 알게 된다. 광고주들이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그룹을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짧은 챌린지 영상이 유행을 만드는 시대에는 이 흐름이 더 빨라졌다.

그래서 초통령은 훈장이면서 동시에 살짝 따가운 말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그룹이 어른 팬층까지 넓히지 못했을 때, 이 별명은 은근한 한계 표시로 읽히기도 한다. 아이돌들이 방송에서 이 별명을 받고 좋아하다가 곧바로 억울한 표정을 짓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건 그 때문이다. 학습자 입장에서는 이 두 겹을 같이 기억해 두면 좋다. 칭찬으로 던졌는데 상대가 살짝 웃픈 얼굴을 한다면, 그 두 번째 겹이 작동한 것이다.

오늘의 퀴즈

다음 중 초통령을 가장 자연스럽게 쓴 문장은?

  1. 저희 회사 사장님은 직원들의 초통령이십니다.
  2. 그 그룹, 요즘 초등학교에서 모르는 애가 없대. 완전 초통령이야.
  3. 그 가수는 50대 팬이 제일 많아서 초통령으로 불려.

정답: 2번

초통령은 팬층이 초등학생일 때만 성립한다. 1번은 어른 조직에 썼으니 상대를 아이 취급하는 농담이 되고, 신조어라 사장님 앞에서 쓰기엔 가볍다. 3번은 인기의 크기만 보고 나이대를 놓쳤다 — 이 경우엔 대세라고 해야 맞다. 2번처럼 초등학교라는 자리와 모르는 애가 없다는 범위가 같이 나오면, 이 단어가 가장 편하게 앉는다.

이 글의 단어 뜻풀이와 예문은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krdict.korean.go.kr)에서 가져왔으며, 해당 부분(번역 포함)은 CC BY-SA 2.0 KR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배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