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글

식당에서 부르는 '이모' — 한국 밥집의 정 담긴 호칭

이모

한국의 작은 밥집에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고 상상해 보세요. 반찬을 더 받고 싶을 때, 물을 부탁하고 싶을 때 한국 사람들은 이렇게 외칩니다. “이모, 여기 김치 좀 더 주세요! (imo, yeogi gimchi jom deo juseyo!)”

이모 (imo) 는 원래 ‘어머니의 언니나 여동생’, 즉 엄마 쪽 이모를 부르는 가족 호칭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식당 문화에서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주머니 사장님이나 종업원을 다정하게 이모 (imo) 라고 부릅니다. 오늘은 이 따뜻한 한 단어를 깊이 파헤쳐 봅니다.

뜻과 뉘앙스

사전적 의미는 분명합니다. 이모 (imo) 는 엄마의 자매입니다. 아빠 쪽 자매는 고모 (gomo) 라고 하니 헷갈리지 마세요. 이모는 나와 피가 이어진, 엄마와 가장 가까운 여자 어른입니다. 그래서 이 단어에는 ‘편하고 따뜻한 여자 어른’이라는 정서가 배어 있습니다.

바로 그 정서 때문에 식당에서 낯선 아주머니를 이모 (imo) 라고 부르는 문화가 생겼습니다. ‘아주머니’나 ‘사장님’보다 훨씬 친근하고, ‘우리 이모처럼 편한 분’이라는 마음이 담긴 호칭이죠. 정(情)을 중시하는 한국 밥집의 분위기를 한 단어로 보여 줍니다.

국립국어원 사전으로 확인하기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은 이모 (imo) 를 이렇게 풀이합니다.

이모 (명사): 어머니의 언니나 여동생을 이르거나 부르는 말. [en] aunt — A word used to refer to or address one’s mother’s sister. [es] tía materna — Palabra usada para referirse o llamar a la hermana mayor o menor de la madre. [zh] 阿姨,姨妈 — 用于指称或称呼母亲的姐姐或妹妹。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포르투갈어 번역은 사전에 없어 자체 번역으로 덧붙입니다 — [pt] tia materna: a irmã da mãe.)

사전이 제공하는 실제 사용 예문도 함께 볼까요.

이모가 아직 안 들어와서 나가 보려고요.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이모가 아직 귀가하지 않아 마중 나가려는 상황입니다.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이모를 자연스럽게 보여 줍니다.

저녁 식사 때 이모가 해 오신 반찬이 맛있어서 자꾸 그쪽으로만 손이 갔다.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이모가 손수 만든 반찬이 맛있어 자꾸 젓가락이 간다는 뜻입니다. ‘이모’와 ‘반찬’이 함께 등장하는, 오늘 주제와 잘 어울리는 예문이네요.

이모, 이모가 윷을 던질 차례예요.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명절에 온 가족이 윷놀이를 하며 이모에게 차례를 알려 주는 장면입니다. ‘이모’를 부르는 호칭으로 쓴 좋은 예입니다.

이모는 개인 병원에 간호 조무사로 취직했다.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이모의 직업을 소개하는 문장으로, 이모가 독립된 한 어른으로 등장합니다.

상황별 활용 예문

상황 1 — 단골 식당에서 반찬 리필

“이모, 저 콩나물 무침 하나만 더 주세요! (imo, jeo kongnamul muchim hana man deo juseyo!)”

단골 밥집 아주머니에게 반찬을 더 청하는 가장 흔한 장면입니다. ‘이모’라고 부르는 순간 손님과 사장님 사이가 한층 가까워집니다.

상황 2 — 진짜 이모 집에 놀러 가서

“이모, 오랜만이에요! 이모 김치찌개 먹으러 왔어요. (imo, oraenmanieyo! imo gimchijjigae meogeureo wasseoyo.)”

엄마의 여동생 집에 놀러 가 이모표 김치찌개를 기대하는 장면입니다. 가족 호칭과 음식이 자연스럽게 만납니다.

상황 3 — 시장 국밥집에서

“이모, 여기 국밥 두 그릇이요! (imo, yeogi gukbap du geureusiyo!)”

시장 안 국밥집에서 주문하는 소리입니다. 낯선 사이인데도 ‘이모’라 부르며 순식간에 정겨운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존댓말·반말과 유사 표현 비교

이모 (imo) 자체는 존댓말·반말 구분이 없는 호칭이지만, 뒤에 붙는 말이 달라집니다. 조카가 어릴 땐 “이모, 나 이거 줘! (imo, na igeo jwo!)” 처럼 반말을 쓰고, 자라서는 “이모, 이것 좀 주세요. (imo, igeot jom juseyo.)” 처럼 존댓말을 씁니다.

비슷한 식당 호칭으로 아주머니 (ajumeoni)사장님 (sajangnim) 이 있습니다. 아주머니는 예의 바르지만 조금 거리감이 있고, 사장님은 격식 있고 공손합니다. 반면 이모는 가장 친근하고 정겨운 느낌이라 단골집일수록 잘 어울립니다. 젊은 남자 종업원은 삼촌 (samchon) 이나 이모부 (imobu) 가 아니라 보통 사장님이나 저기요 (jeogiyo) 로 부르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문화 배경

한국 드라마에도 단골 밥집 아주머니를 ‘이모’라 부르며 속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주인공이 힘든 하루 끝에 포장마차에 앉아 “이모”를 부르면, 아주머니가 묻지도 않고 따뜻한 안주를 내주는 식이죠. 이 짧은 호칭 하나에 ‘피는 안 섞였어도 가족 같은 정’이라는 한국적 정서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 학습자가 식당에서 자연스럽게 “이모!” 하고 부르면, 사장님이 활짝 웃으며 반찬을 한 접시 더 얹어 줄지도 모릅니다.

마무리 퀴즈

식당에서 여자 사장님을 친근하게 부를 때, 아빠의 여동생을 뜻하는 고모 (gomo) 와 엄마의 여동생을 뜻하는 이모 (imo) 중 한국 사람들이 실제로 쓰는 호칭은 무엇일까요? (정답: 이모 — imo)


이 글의 단어 뜻풀이와 예문은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krdict.korean.go.kr)에서 가져왔으며, 해당 부분(번역 포함)은 CC BY-SA 2.0 KR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배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