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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의 매력 — 왜 끌리는지 나도 모르겠을 때 쓰는 말

마성의 매력

**마성의 매력 (maseong-ui maeryeok)**은 조건을 하나하나 따져 보면 딱히 설명이 되지 않는데도 자꾸 눈이 가고 마음이 끌리는, 홀린 듯한 매력이라는 뜻이다. 잘생겼다, 예쁘다, 목소리가 좋다 같은 말에는 이유가 있다. 눈이 크니까, 키가 크니까, 웃는 게 예쁘니까. 그런데 마성의 매력은 정반대 자리에 있는 말이다. “왜 좋은지 나도 모르겠는데 자꾸 생각난다”는 상태에 한국 사람들이 붙여 준 이름이다.

이 말이 나오는 순간은 대개 비슷하다. 친구가 요즘 만나는 사람 사진을 보여 줬는데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헤어졌다 다시 만나기를 벌써 세 번째 반복하는 중이다. 이럴 때 “그 사람 마성의 매력이 있나 봐”라고 한다. 드라마에서 분명 못된 짓만 골라서 하는 악역인데 시청자 게시판이 그 배우 이야기로 도배될 때, 아이돌 그룹에서 노래도 춤도 1등은 아닌 멤버에게 팬이 제일 많이 붙을 때도 이 말이 나온다.

중요한 건 이 표현에 약간의 억울함이 섞여 있다는 점이다. 순수한 칭찬이 아니라 “나는 안 넘어가려고 버텼는데 결국 넘어갔다”는 항복 선언에 가깝다. 그래서 이 말을 하는 사람의 표정에는 보통 웃음과 한숨이 반씩 섞여 있다. 강도는 아주 세지만 온도는 가볍다. 진지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자리에서 쓰는 말이 아니라, 친구들끼리 낄낄대며 인정할 때 쓰는 과장이다.

그리고 이 말은 사람에게만 붙지 않는다. 마성의 떡볶이 (maseong-ui tteokbokki), 마성의 곱창 (maseong-ui gopchang) 처럼 음식에도 자주 붙는다. 몸에 좋을 리 없다는 걸 알면서, 어제도 먹었으면서, 오늘 또 시키게 만드는 것들이다. 사람이든 음식이든 공통점은 하나다. 알면서도 진다.

실제 대화로 보기

상황: 토요일 오후,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 준경이 자꾸 뒤를 돌아본다.

준경: 아, 큰일 났다. 나 아까 그 똥개 자꾸 생각나. Oh no, I’m in trouble. I keep thinking about that mutt from earlier.

에밀리: 귀 한쪽 접힌 애? 야, 걔 진짜 마성의 매력 있어. The one with the one floppy ear? Dude, that dog has seriously bewitching charm.

준경: 그치? 솔직히 못생겼는데 왜 자꾸 눈에 밟히냐. Right? Honestly it’s ugly, so why do I keep picturing it?

에밀리: 그게 마성의 매력이라는 거야. 예쁜 애들은 그냥 예쁘고 끝인데, 걔는 사람을 홀려. That’s exactly what bewitching charm is. Cute ones are just cute and that’s it, but that one casts a spell on you.

준경: 나 오늘 진짜 구경만 하러 온 거였는데… I honestly just came to look around today…

에밀리: 홀렸네, 홀렸어. 내일 또 올 거지? You’re under its spell, totally. You’re coming back tomorrow, aren’t you?

이렇게 쓰면 어색합니다

✗ (면접장에서) 저는 마성의 매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 (면접장에서) 저는 처음 만난 사람과도 쉽게 가까워지는 편입니다. → 이 말은 남이 나에게 붙여 주는 말이다. 스스로 붙이면 자기도취로 들려서 듣는 사람이 웃어 버린다.

✗ (부장님께) 부장님은 정말 마성의 매력이 있으세요. ✓ (부장님께) 부장님은 사람을 편하게 해 주시는 힘이 있으세요. → 겉으로는 칭찬 같지만 “사람을 홀린다”는 어감이 깔려 있어서, 손윗사람이나 이성에게 쓰면 농담을 넘어 추파처럼 들릴 수 있다. 또래끼리 장난칠 때 쓰는 말이다.

상황별 활용 예문

1. 동아리 선배의 그림 이야기

미술 동아리 전시회. 기술적으로는 어설픈 그림 앞에 사람들이 제일 오래 서 있다.

선배 그림 잘 그린 건 아닌데 자꾸 보게 돼. 그게 마성의 매력이지. (seonbae geurim jal geurin geon aninde jakku boge dwae. geuge maseong-ui maeryeok-iji.) — “선배 그림, 잘 그린 건 아닌데 자꾸 보게 돼요. 그게 마성의 매력이죠.”

2. 단골 분식집

맛집이라고 하기엔 애매한데, 한 달에 두 번은 가게 되는 집이 있다.

여기 떡볶이 엄청 맛있진 않아. 근데 왜 자꾸 오지? 마성의 매력이야. (yeogi tteokbokki eomcheong masitjin ana. geunde wae jakku oji? maseong-ui maeryeok-iya.) — “여기 떡볶이가 엄청 맛있진 않아. 그런데 왜 자꾸 오게 되지? 마성의 매력이야.”

3. 회사 신입사원

실수는 제일 많이 하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화를 못 내는 사람이 있다.

걔 실수 진짜 많이 하잖아. 근데 아무도 못 혼내. 마성의 매력 있어. (gyae silsu jinjja mani hajanha. geunde amudo mot honnae. maseong-ui maeryeok isseo.) — “그 친구 실수 진짜 많이 하잖아. 그런데 아무도 못 혼내. 마성의 매력이 있어.”

존댓말·반말과 비슷한 표현

반말에서는 마성의 매력 있어 (maseong-ui maeryeok isseo), 조금 갖춰 말할 때는 마성의 매력이 있네요 (maseong-ui maeryeok-i inneyo) 정도까지가 자연스럽다. 다만 격식을 갖춘 자리, 특히 손윗사람 앞에서는 존댓말로 바꿔도 어색함이 사라지지 않는다. 말의 형태가 아니라 말 자체가 가벼운 쪽에 속하기 때문이다.

표현온도·강도쓰는 자리
마성의 매력 (maseong-ui maeryeok)과장 섞인 감탄, 장난기또래·SNS·연예 기사. 윗사람에겐 안 씀
치명적인 매력 (chimyeongjeogin maeryeok)진지하고 무거움주로 이성적 매력에 한정
매력 있다 (maeryeok itda)중립어디서나, 격식 있는 자리도 가능
사람을 홀리다 (sarameul hollida)경계심이 섞인 부정 뉘앙스조심하라는 뜻을 담을 때

같은 말 같아 보여도 자리가 다르다. 치명적인 매력은 진지한 연애 맥락에 가깝고, 사람을 홀리다는 “저 사람 조심해”라는 경고가 될 수 있다. 마성의 매력만이 “나 졌다”는 웃음을 품고 있다.

문화 배경 — 마귀 마(魔)에서 온 말

마성(魔性)은 한자어다. 마귀 마(魔)에 성품 성(性)이 붙어, 글자 그대로는 ‘마귀의 성질’이라는 뜻이다. 원래는 사람을 홀려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드는 성질을 가리키는 무거운 말이었다. 그 무거운 한자어를 일상 칭찬에 갖다 붙인 것이 이 표현의 재미다. 상대를 반쯤 요괴 취급하면서 칭찬하는 셈이니, 처음 듣는 학습자에게 온도가 잘 안 잡히는 것도 당연하다.

이 말이 널리 퍼진 자리는 드라마와 덕질 문화다. 한국 드라마에는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이 자주 나온다. 하는 짓은 분명 나쁜데 사연을 알고 나면 미워지지 않고, 결국 시청자가 그 인물을 응원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이런 인물을 두고 기사 제목이 “마성의 악역”이라고 뽑는다. 예능 프로그램 자막에서도 마찬가지다. 출연자가 이상한 춤을 췄는데 편집자가 화면 위에 ‘마성의 몸짓’이라고 띄우는 식이다. 여기서 이 말은 진심 어린 찬사가 아니라 웃음을 만드는 과장이다.

그래서 한국 친구가 당신에게 “너 마성의 매력 있어”라고 한다면, 외모 칭찬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이렇게 옮기는 편이 정확하다. “너 되게 이상한데, 그게 좋아.” 한국어에서 가장 다정한 칭찬은 종종 이런 얼굴을 하고 온다.

오늘의 퀴즈

다음 중 **마성의 매력 (maseong-ui maeryeok)**을 가장 자연스럽게 쓴 문장은?

  1. 안녕하세요, 마성의 매력을 가진 신입사원 김준경입니다.
  2. 부장님, 오늘 넥타이에 마성의 매력이 있으십니다.
  3. 저 배우 딱히 내 취향 아닌데 왜 자꾸 그 드라마를 보게 되지? 마성의 매력인가 봐.
  4. 이 서류는 마성의 매력이 있어서 결재가 빨리 났습니다.
정답 보기

정답: 3번

“취향이 아닌데 자꾸 끌린다”는 항복의 구조가 그대로 들어 있어서 가장 자연스럽다. 1번은 스스로에게 붙여 자기도취로 들리고, 2번은 손윗사람에게 써서 농담이 지나쳐 보인다. 4번은 서류라는 사물에 붙였는데, 사물에 쓸 때는 떡볶이나 곱창처럼 자꾸 손이 가는 것이어야 말이 산다. 결재가 난 서류에는 홀릴 일이 없다.


이 글의 뜻풀이와 예문, 대화는 모두 자체 창작한 것입니다. ‘마성의 매력’은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krdict.korean.go.kr)에 표제어로 등재되어 있지 않아, 이번 글에는 사전 인용 부분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