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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국어: '귀찮다' — 하기 싫고 성가실 때 쓰는 진짜 일상 표현

한국 드라마를 보다 보면 주인공이 소파에 축 늘어져서 “아, 귀찮아…”라고 중얼거리는 장면을 자주 만납니다. 침대에서 일어나기 싫을 때, 씻기 싫을 때, 누가 자꾸 말을 걸어 성가실 때 — 한국인이 하루에도 몇 번씩 내뱉는 말이 바로 오늘의 표현입니다.

귀찮다

귀찮다 (gwichanta) 는 ‘하기 싫고 성가시다’라는 뜻의 형용사입니다. 단순히 ‘싫다(silta)‘와는 조금 다릅니다. ‘싫다’가 대상 자체가 마음에 안 든다는 감정이라면, 귀찮다는 ‘그 일을 하는 데 드는 수고와 번거로움이 부담스럽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수박은 맛있어서 ‘싫지’ 않지만, 씨를 하나하나 골라내는 과정은 귀찮을 수 있습니다. 즉 결과는 좋아도 과정이 번거로우면 귀찮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죠. 이 미묘한 뉘앙스가 이 단어의 핵심입니다.

국립국어원 사전으로 확인하기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은 귀찮다의 뜻을 이렇게 풀이합니다.

귀찮다 (형용사): 싫고 성가시다. [en] feel annoyed — Disliking and feeling tired of doing something. [ja] めんどうだ【面倒だ】 — 嫌で、厄介だ。 [es] fastidioso, molesto, tedioso — Que fastidia y molesta. [zh] 麻烦,厌烦 — 不喜欢,讨厌。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포르투갈어 번역은 사전에 실려 있지 않아, 참고용으로 직접 옮기면 chato, incômodo (귀찮은, 성가신) 정도가 됩니다. (자체 번역)

사전에 실린 실제 사용 예문도 함께 보겠습니다.

안내원은 화장실을 찾는 손님에게 귀찮다는 듯 턱으로 화장실 쪽을 가리킬 뿐이었다.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손님에게 친절히 설명하기가 성가셔서, 말 대신 턱짓으로 방향만 가리키는 무성의한 태도를 그린 문장입니다. ‘귀찮다는 듯(gwichantaneun deut)‘은 ‘귀찮아하는 표정·태도로’라는 뜻입니다.

지수는 계량스푼을 사용하기 귀찮다고 눈짐작으로 소금을 넣었다가 국을 버렸다.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정확히 계량하는 수고가 번거로워 대충 하다가 실패한 상황입니다. ‘귀찮다’가 왜 일을 그르치는 핑계가 되는지 잘 보여줍니다.

수박은 맛있지만 씨가 많아서 그것을 일일이 골라내는 것이 귀찮다.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앞서 설명한 ‘결과는 좋지만 과정이 번거롭다’는 뉘앙스가 그대로 담긴 예문입니다.

방을 치우라는 엄마의 말에 승규는 귀찮다고 구시렁대다가 꾸중을 들었다.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하기 싫은 일을 시켰을 때 툴툴대며 반응하는, 아주 흔한 가정의 풍경입니다.

상황별 활용 예문 (직접 창작)

상황 1 — 주말 아침, 침대에서. 친구가 등산 가자고 연락했지만 이불 밖으로 나가기가 싫을 때:

오늘은 그냥 집에 있을래. 나가기 귀찮아. (oneureun geunyang jibe isseullae. nagagi gwichana.) (오늘은 그냥 집에 있을래. 나가기 귀찮아.)

상황 2 — 요리하다가. 설거지할 그릇이 쌓이는 게 싫어서 배달을 시키는 상황:

설거지하기 귀찮아서 그냥 시켜 먹었어. (seolgeojihagi gwichanaseo geunyang sikyeo meogeosseo.)

상황 3 — 회사에서 (존댓말). 동료에게 반복 업무의 번거로움을 토로할 때:

매번 보고서 양식을 새로 만드는 게 좀 귀찮네요. (maebeon bogoseo yangsigeul saero mandeuneun ge jom gwichanneyo.)

존댓말·반말과 유사 표현 비교

  • 반말: 귀찮아 (gwichana) / 귀찮아. (gwichana.)
  • 존댓말: 귀찮아요 (gwichanayo) / 더 정중하게 귀찮습니다 (gwichanseumnida)

비슷한 표현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 번거롭다 (beongeoropda): 절차가 복잡해 손이 많이 간다는 뜻. ‘귀찮다’보다 감정색이 옅고 객관적입니다. 예: 절차가 번거롭다.
  • 성가시다 (seonggasida): 남이 자꾸 방해해서 신경 쓰인다는 뉘앙스가 강합니다.
  • 하기 싫다 (hagi silta): 순수하게 ‘하고 싶지 않다’로, 번거로움과는 별개입니다.

문화 배경

귀찮다는 드라마 속 무기력하거나 시크한 캐릭터의 단골 대사입니다. 잔뜩 늘어져 “아, 귀찮아”를 반복하는 인물은 시청자에게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줍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아예 ‘귀차니즘 (gwichanijeum)’ 이라는 말장난 신조어를 씁니다. ‘귀찮다’에 영어 접미사 ‘-ism’을 붙여 ‘만사가 귀찮은 성향’을 농담처럼 이르는 표현이죠. 사전에는 없는 인터넷 유행어지만, 한국인이 이 감정을 얼마나 친근하게 여기는지 보여줍니다.

마무리 퀴즈

다음 빈칸에 들어갈 가장 자연스러운 말은 무엇일까요?

“수박은 맛있는데 씨 골라내기가 정말 ______.” (a) 맛있다 (b) 귀찮다 (c) 반갑다

정답은 (b) 귀찮다 입니다. ‘결과는 좋지만 과정이 번거롭다’는 이 단어의 핵심 뉘앙스를 기억하세요!


이 글의 단어 뜻풀이와 예문은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krdict.korean.go.kr)에서 가져왔으며, 해당 부분(번역 포함)은 CC BY-SA 2.0 KR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배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