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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 드라마가 끝난 다음 날 아침에 나오는 숫자

시청률

일요일 밤 열한 시, 드라마 마지막 회가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다. 그 순간부터 한국의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같은 질문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이거 몇 퍼센트 나올까?” **시청률 (sicheongnyul)**은 텔레비전의 한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사람들의 비율이라는 뜻이다. 뒤에 붙는 단위는 언제나 퍼센트(%)이고, 그 숫자는 다음 날 아침 기사 제목으로 걸린다.

드라마 때문에 한국어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이 단어를 피해 갈 수 없다. 기사, 배우 인터뷰, 제작발표회, 팬 커뮤니티 — 드라마 이야기가 오가는 자리마다 나온다. 뜻은 단순한데, 이 말이 실제로 굴러가는 온도는 사전보다 조금 더 뜨겁다.

겉보기에 시청률은 감정이 없는 통계 용어다. 그러나 방송가에서 이 숫자는 성적표에 가깝다. 잘 나오면 배우의 다음 작품 몸값이 오르고, 못 나오면 “실패한 드라마”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그래서 이 말 옆에는 늘 감정이 실린 동사가 따라온다. 구어에서는 시청률이 터지다 (sicheongnyuri teojida), 시청률이 잘 나오다 (sicheongnyuri jal naoda), 시청률이 바닥을 치다 (sicheongnyuri badageul chida) 처럼 쓰고, 기사나 회의 같은 딱딱한 자리에서는 시청률을 기록하다 (sicheongnyureul girokada), 시청률이 저조하다 (sicheongnyuri jeojohada) 쪽을 쓴다. 같은 숫자를 두고 온도만 갈아 끼우는 셈이다.

국립국어원 사전으로 확인하기

시청률 「명사」 텔레비전의 한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사람들의 비율.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다국어 뜻풀이도 함께 실려 있다.

[en] television ratings — The rate of people who watch a certain program on television. [ja] しちょうりつ【視聴率】 — テレビの一つの番組を視聴する人たちの比率。 [es] índice de audiencia — Porcentaje de personas que atienden algún programa de televisión [zh] 收视率 — 收看某一电视节目的人的比例。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포르투갈어 뜻풀이는 이 사전에 실려 있지 않다. 굳이 옮기자면 índice de audiência 정도인데, 이것은 사전 자료가 아니라 우리가 붙인 번역이니 참고만 하시길.

사전에 실린 실제 사용 예문을 보면 이 단어가 어떤 문장 안에서 사는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큰 인기를 누린 그 드라마는 방송국 개국 이래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였다.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성공을 알리는 가장 전형적인 문장이다. **기록하다 (girokada)**는 숫자와 짝을 이루는 딱딱한 동사로, 기사 제목이나 보도자료에서 거의 공식처럼 쓰인다. 친구끼리 말할 때는 “기록했대”보다 “터졌대”가 훨씬 자연스럽다.

우리 드라마는 시청률이 저조하여 결론적으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반대쪽 문장이다. **저조하다 (jeojohada)**는 “낮다”의 격식체 버전인데, 낮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말하면서도 실망이 배어 있다. 제작진이 자기 작품을 두고 쓰는 말이라 더 쓰라리다.

드라마는 한 자릿수의 시청률에 머물며 고전을 겪고 있다.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한 자릿수 (han jaritsu), 즉 10퍼센트 미만이라는 뜻이다. 한국 드라마 기사에서 지겹도록 보게 될 표현이니 통째로 외워 두면 좋다.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는 그 반대다.

광고주들은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에 광고를 내는 것을 선호한다.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이 숫자가 왜 그렇게 중요한지를 설명하는 문장이다. 시청률은 곧 광고 단가이고, 광고 단가는 곧 다음 시즌 제작 여부다.

지나친 시청률 경쟁은 민영 방송뿐만 아니라 공영 방송 프로그램의 질도 떨어뜨렸다.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krdict.korean.go.kr)

비판할 때 쓰는 문장이다. **시청률 경쟁 (sicheongnyul gyeongjaeng)**은 한국 언론에서 자주 등장하는 관용적인 짝으로, 자극적인 방송을 나무랄 때 앞에 놓인다.

실제 대화로 보기

상황: 일요일 밤 동네 치킨집. 벽에 걸린 TV에서 드라마 마지막 회가 방금 끝났다.

준경: 와, 이걸 이렇게 끝낸다고? 나 지금 소름 돋았어. Whoa, they’re ending it like this? I’ve got goosebumps right now.

에밀리: 마지막 회 시청률 얼마 나왔을까? 이 정도면 20퍼센트는 넘겠지? I wonder what the ratings were for the finale. Surely over 20 percent, right?

준경: 야, 요즘 그렇게 안 나와. 두 자릿수만 넘겨도 대박이야. Hey, it doesn’t go that high these days. Breaking into double digits alone is a huge hit.

에밀리: 아 맞다, 다들 OTT로 보니까. 근데 왜 아직도 시청률 얘기부터 해? Oh right, everyone watches on streaming now. But why does everyone still start with ratings?

준경: 습관이지 뭐. 그래도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는 다음 날 회사에서 다 얘기하잖아. Just habit, I guess. Still, a drama with high ratings is what everyone talks about at work the next day.

에밀리: 하긴. 내일 아침 사무실 난리 나겠다. 나 스포일러 안 당하려면 일찍 자야겠어. True. The office is going to be a mess tomorrow morning. I should sleep early to avoid spoilers.

이렇게 쓰면 어색합니다

✗ 어제 올린 유튜브 영상 시청률이 3만이야. ✓ 어제 올린 유튜브 영상 조회수가 3만이야. → 시청률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쓰는 말이고, 무엇보다 “비율”이라 퍼센트로만 잰다. 유튜브처럼 몇 번 재생됐는지를 셀 때는 **조회수 (johoesu)**를 쓴다.

✗ 그 드라마 시청률이 500만 명이었대. ✓ 그 드라마 시청률이 15퍼센트였대. / 그 드라마 시청자가 500만 명이었대. → 같은 이유다. 사람 수를 말하고 싶으면 **시청자 (sicheongja)**로 바꿔야 한다. 한국어 학습자가 가장 자주 미끄러지는 지점이 바로 이 “률(비율)과 수(개수)“의 구분이다.

상황별 활용 예문

1) 친구와 드라마 얘기 (반말)

그 드라마 시청률 대박 났대. 나만 안 봤나 봐. geu deurama sicheongnyul daebak natdae. namman an bwanna bwa. I heard that drama’s ratings blew up. Looks like I’m the only one who hasn’t seen it. 또래끼리는 이렇게 짧게 끊어 말한다. 조사 “이”를 생략하고 “시청률 대박 났대”라고 붙이는 게 훨씬 구어답다.

2) 방송사 회의에서 상사에게 (존댓말)

이번 주 시청률이 지난주보다 소폭 올랐습니다. ibeon ju sicheongnyuri jinanjuboda sopok ollatseumnida. This week’s ratings are up slightly from last week. 숫자를 다루는 자리라 “올랐어요”보다 “올랐습니다”가 맞다. 소폭 (sopok, 조금), 대폭 (daepok, 크게) 같은 한자어를 함께 쓰면 보고서 말투가 완성된다.

3) 배우가 제작발표회에서 (공약)

시청률이 20퍼센트를 넘으면 제가 광화문에서 춤을 추겠습니다. sicheongnyuri isip peosenteureul neomeumyeon jega gwanghwamuneseo chumeul chugetseumnida. If the ratings go over 20 percent, I’ll dance in Gwanghwamun. 한국 드라마 홍보 자리의 오랜 관습인 “시청률 공약”이다. 실제로 지키는 배우도 많아서, 방송 후 그 장면이 다시 기사가 된다.

존댓말·반말과 비슷한 표현

시청률은 명사라서 그 자체에 높임이 없다. 온도는 문장 끝에서 정해진다 — 시청률 높아 (반말) / 시청률 높아요 (일상 존댓말) / 시청률이 높습니다 (공식). 대신 헷갈리기 쉬운 이웃 단어들이 있다.

표현온도·강도쓰는 자리
시청률 (sicheongnyul)중립·공식TV 프로그램. 기사·회의·일상 대화 모두
조회수 (johoesu)중립유튜브·SNS 영상. 비율이 아니라 횟수
화제성 (hwajeseong)살짝 홍보 냄새시청률이 낮을 때 대신 내세우는 말
본방사수 (bonbangsasu)신나고 결의에 찬팬끼리, SNS. 공식 문서엔 안 씀

특히 화제성은 요령껏 읽어야 한다. “시청률은 아쉽지만 화제성은 최고”라는 문장이 보이면, 숫자가 잘 안 나왔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대체로 맞다.

문화 배경 — 월요일 아침의 성적표

시청률은 한자어다. **시청(視聽)**은 “보고 듣다”, 률(率)은 “비율”이다. 라디오는 보지 않고 듣기만 하니 청취율 (cheongchwiyul, 聽取率)이라는 다른 단어를 쓴다. 여기서 맞춤법 하나를 덤으로 챙길 수 있다. 앞말이 모음이나 ㄴ으로 끝나면 “율”, 그 밖에는 “률”로 적는다. 그래서 “청취”는 모음으로 끝나 청취, “시청”은 ㅇ으로 끝나 시청이 된다. 합격률·이자율처럼 다른 단어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규칙이다.

이 숫자를 재는 방식도 알아두면 기사가 읽힌다. 조사 회사가 전국의 표본 가구에 측정기를 달아 집계하기 때문에, 시청률은 “몇 명이 봤다”가 아니라 “표본 중 몇 퍼센트가 그 시간에 그 채널을 틀었다”에 가깝다.

숫자 감각은 시대에 따라 완전히 달라졌다. 1990년대에는 온 가족이 같은 시간에 같은 채널을 봤기 때문에 60퍼센트를 넘긴 “국민 드라마”가 여럿 나왔다. 지금은 채널이 수백 개고 OTT까지 갈라져서, 10퍼센트만 넘겨도 화제작 소리를 듣는다. 그래서 한국 드라마 기사를 읽을 때 옛 기록과 요즘 숫자를 같은 자로 재면 안 된다.

그럼에도 이 말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시청률이 단순한 통계를 넘어 “우리가 같은 시간에 같은 것을 봤다”는 감각을 재기 때문이다. 방송 시간에 맞춰 챙겨 보는 일을 굳이 본방사수라고 이름 붙여 부르는 것도 같은 마음에서다. 다시 보기가 넘쳐나는 시대에도, 다음 날 아침 사무실에서 어제 그 장면 이야기를 함께 하려면 어제 그 시간에 함께 봐야 하니까.

오늘의 퀴즈

다음 중 자연스러운 문장은 무엇일까요?

  1. 어제 올린 영상 시청률이 5만이야.
  2. 그 드라마는 마지막 회에서 18퍼센트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3. 그 드라마 시청률이 500만 명이나 됐대.

정답: 2번. 시청률은 “비율”이므로 반드시 퍼센트로 말하고, 격식 있는 문장에서는 “기록하다”와 짝을 이룹니다. 1번은 유튜브 영상이니 조회수가 맞고, 3번은 사람 수를 셌으니 시청자로 바꿔야 합니다.


이 글의 단어 뜻풀이와 예문은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krdict.korean.go.kr)에서 가져왔으며, 해당 부분(번역 포함)은 CC BY-SA 2.0 KR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배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