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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 모르는 어른을 부를 때 한국 사람이 실제로 쓰는 말
퇴근길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할 때, 병원 접수대에서 이름을 여쭐 때, 친구 아버지의 안부를 물을 때 — 이 세 장면에서 한국 사람 입에서 똑같이 나오는 단어가 하나 있다. **어르신 (eoreusin)**은 남의 아버지, 또는 아버지의 친구나 그보다 나이 많은 어른을 높여 이르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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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Euljiro) — 인쇄기 소리와 노가리 골목 사이, 서울에서 가장 이상한 길
**을지로 (Euljiro)**는 서울 중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큰길의 이름이자, 그 길을 따라 늘어선 인쇄소·조명 상가·공구 가게와 골목 안 오래된 술집까지 통틀어 부르는 동네 이름이다. 지도 위에서 을지로는 을지로입구에서 을지로7가까지 곧게 뻗은 도로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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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법 — 객석이 무대의 일부가 되는 순간, 팬들이 외우는 '약속'
콘서트가 시작되기 40분 전, 공연장 앞 계단에는 이어폰을 한 짝씩 나눠 낀 사람들이 앉아 있다. 밖에서 보면 음악은 들리지 않고 입만 달싹거린다. 무엇을 하는 중일까. **응원법 (eungwonbeop)**은 공연장에서 팬들이 노래에 맞춰 다 같이 외치는, 미리 정해진 구호와 동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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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초연기 — 대사 세 줄로 장면을 다 가져가는 연기
**감초연기 (gamcho-yeongi)**는 주연이 아닌 조연이 짧게 나왔다 사라지면서도 그 장면의 맛을 확 살려 놓는 연기를 뜻한다. 16부작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 친구와 감상을 나눌 때, 이상하게 주인공 이름보다 먼저 튀어나오는 배우가 있다. 대사는 다 합쳐도 다섯 줄쯤, 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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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약약강 — 위에는 굽신, 아래에는 큰소리
강약약강은 강한 사람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고 약한 사람 앞에서는 갑자기 목소리가 커지는 태도, 또는 그런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네 글자를 하나씩 뜯어 읽으면 뜻이 그대로 보인다 — 강(한 사람에겐) 약(하고), 약(한 사람에겐)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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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체 (geupsikche) — 교재에는 없는 십 대의 말투
**급식체 (geupsikche)** 는 학교 급식을 먹는 나이대, 곧 십 대 청소년들이 쓰는 과장되고 장난기 많은 말투를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어 교재에는 나오지 않고 뉴스 앵커도 쓰지 않지만, 유튜브 댓글창을 내려 보거나 예능 프로그램 자막을 눈으로 좇다 보면 몇 초에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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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geureonikka) — 이유도 되고 맞장구도 되는 말
**그러니까 (geureonikka)** 는 '그런 이유로', '다시 말해서'라는 뜻이다. 앞에서 한 말이 뒤에 오는 말의 근거가 될 때, 또는 방금 한 말을 다시 정리해 꺼낼 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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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 이륙하고 나면 가장 먼저 기다려지는 것
**기내식 (ginaesik)** 은 비행기 안에서 승객에게 제공되는 간단한 식사와 음료수라는 뜻이다. 이륙하고 안전벨트 표시등이 딸깍 꺼지면, 저 앞쪽에서 덜그럭거리는 카트 소리가 조금씩 가까워진다. 승무원이 한 줄씩 다가오며 묻는다. '소고기와 치킨이 있습니다. 어떤 걸로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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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갈등 — 한국 드라마가 40년째 우려먹는 네 글자
한국 드라마를 오래 보다 보면 대사 없이도 상황이 읽히는 장면이 있다. 며느리는 부엌에 서서 전을 부치고, 시어머니는 문턱에 서서 그 뒷모습을 본다. 오가는 말은 두세 마디인데 화면이 무겁다. 이 장면에 한국 사람들은 이미 이름을 붙여 두었다. **고부갈등 (gobugald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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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 밤새 끓인 국물 한 그릇에 담긴 말
곰탕 (gomtang)은 소고기와 소뼈를 오랫동안 푹 끓인 국이라는 뜻이다. 한국 사람이 이 단어를 꺼내는 자리는 의외로 정해져 있다. 전날 과음한 다음 날 아침, 누군가 며칠째 앓아누웠을 때, 이삿짐을 다 옮기고 온 식구가 기진맥진한 저녁. 말하자면 "지금 몸에 뭔가를 채워 넣어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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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빼기 — 한 그릇에 두 그릇을 담는 말
**곱빼기 (gopppaegi)**는 두 그릇 분량의 음식을 한 그릇에 담은 것, 나아가 ‘두 배의 분량’을 뜻하는 말이다. 한국의 동네 중국집에 들어가 자리에 앉으면, 옆 테이블에서 이런 주문이 들려온다. **짜장면 곱빼기요 (jjajangmyeon gopppaegiyo)**.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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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빠 (gukppa) — 한국을 무조건 편드는 사람, 그리고 그 말이 농담이 되는 순간
**국빠 (gukppa)**는 한국이라면 뭐든 무조건 좋다고 편드는 사람, 즉 대한민국을 맹목적으로 찬양하고 옹호하는 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인터넷 신조어다. 한국 드라마 자막을 읽다가, 유튜브 댓글창을 내리다가, 혹은 한국인 친구와 축구 중계를 보다가 이 말을 만났다면 아마 이런 자리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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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동생 — 온 나라가 여동생처럼 아끼던 그 이름
**국민 여동생 (gungmin yeodongsaeng)**은 온 국민이 자기 친여동생처럼 아끼고 응원하는, 어리고 밝은 이미지의 여성 연예인에게 붙이는 별명이라는 뜻이다. 글자 그대로 풀면 "나라의 여동생"이고, 실제로 이 말이 오가는 자리도 대개 텔레비전 앞이다. 온 가족이 거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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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차 (hacha) — 버스에서 내리는 말이 드라마 뉴스 제목에 뜨는 이유
**하차 (hacha)**는 타고 있던 차에서 내린다는 뜻이다. 버스 옆구리에 붙은 「하차구」 표지판, 정류장 안내방송, 지하철 환승 통로의 화살표 — 이 말이 원래 사는 자리는 그런 곳이다. 그런데 한국 드라마를 챙겨 보는 사람이라면 이 단어를 전혀 다른 데서 먼저 만났을 가능성이 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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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도그 — 빵에 낀 것도, 막대기에 꽂은 것도 핫도그입니다
**핫도그 (hatdogeu)** 는 긴 빵을 세로로 갈라 소시지를 끼운 음식, 그리고 긴 소시지에 막대기를 꽂고 밀가루 반죽을 입혀 기름에 튀긴 음식을 함께 가리키는 말이다. 한 문장으로 줄이면, 핫도그는 ‘소시지를 빵이나 튀김옷으로 감싼 음식’이라는 뜻이다. 영어의 hot dog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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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돼지 (heukdwaeji) — 제주에 내리면 관광지보다 먼저 정하는 이름
**흑돼지 (heukdwaeji)**는 ‘털이 검은색인 돼지’라는 뜻이다. 글자만 보면 색깔을 말한 단어인데, 한국에서 이 말이 실제로 나오는 자리는 거의 정해져 있다 — 제주도, 그리고 저녁 식탁이다. 비행기가 제주공항에 내리고 짐을 찾자마자 일행 중 누군가가 “오늘 저녁은 흑돼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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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 (hwanjeon) — 여행 준비의 첫 단추가 되는 말
**환전 (hwanjeon)**은 한 나라의 화폐를 다른 나라의 화폐와 맞바꾸는 일이라는 뜻이다. 비행기표를 끊고, 여권 만료일을 확인하고, 캐리어를 반쯤 싸 놓은 다음 한국 사람들이 거의 예외 없이 떠올리는 다음 항목이 바로 이것이다. 여행 준비 목록을 적어 보라고 하면 “항공권,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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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자스럽다 — "이 가격에 이 정도라고?" 한국인이 감탄할 때 쓰는 말
**혜자스럽다 (hyejaseureopda)**는 값에 비해 양이나 질이 놀랄 만큼 후하다, 즉 가성비가 아주 좋다는 뜻이다. 편의점에서 오천 원짜리 도시락 뚜껑을 열었는데 반찬 칸이 다섯 개나 되어 있을 때, 만 이천 원 뷔페에 회가 나올 때, 게임 이벤트에서 기대도 안 했던 아이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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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선동 — 골목 하나 들어섰을 뿐인데 기와지붕이 내려온다
**익선동 (Ikseon-dong)**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동네 이름으로, 1920~30년대에 지은 작은 한옥 백여 채가 좁은 골목을 끼고 남아 있는 서울 도심의 옛 주택가라는 뜻이다. 지금은 그 한옥들이 카페와 밥집, 술집으로 바뀌어 주말이면 골목이 사람으로 꽉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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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만추 (inmanchu): '자연스럽게 만나기'를 포기한 사람들의 세 글자
**인만추 (inmanchu)** 는 '인위적인 만남 추구'를 줄인 말로, 소개팅이나 데이팅 앱처럼 **일부러 만들어진 자리를 통해 연애 상대를 만나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뜻이다. 한국 친구들과 술자리에 앉아 있는데 누군가 '너 인만추야, 자만추야?'라고 물었다면, 그건 '너는 소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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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나그네가 묵어가던 자리에서 세계가 모이는 언덕으로
**이태원 (Itaewon)**은 서울 용산구에 있는 동네 이름으로, 여러 나라 사람과 음식과 말이 한 골목에 섞여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국제 거리라는 뜻이다. 지도 위에서는 6호선 이태원역을 중심으로 한 작은 구역이지만, 한국 사람이 '이태원 갈까?'라고 말할 때 그 말은 역 이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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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컨 (jakeon) — 컴백이 없는 계절을 버티게 하는 말
자컨은 '자체 콘텐츠'의 줄임말로, 아이돌 소속사가 방송국을 거치지 않고 직접 기획하고 찍어서 자기네 유튜브 채널이나 팬 플랫폼에 올리는 예능형 영상 콘텐츠를 가리키는 말이다. **자컨 (jakeon)** 은 케이팝 팬덤 안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는 말인데, 정작 한국어 교재에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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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국수 (janchi-guksu): 잔치가 없어도 먹는 국수, 그리고 '국수 먹여 주다'
잔치국수(janchi-guksu)는 가늘게 뽑은 소면을 삶아 멸치와 다시마로 낸 맑은 국물에 말고, 그 위에 볶은 애호박·당근·달걀지단·김가루 같은 고명을 얹어 먹는 한국의 국수 요리라는 뜻이다. 이름을 글자 그대로 풀면 '잔치에서 먹는 국수'인데, 정작 요즘 한국 사람이 이 국수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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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소서 — 한국 취업의 첫 관문을 부르는 세 글자
**자소서 (jaseoseo)**는 '자기소개서'의 줄임말로, 회사나 학교에 지원할 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직접 글로 써서 내는 서류를 뜻한다. 학력과 경력을 항목별로 나열하는 이력서와 달리, 자소서는 문장으로 쓴다. 왜 이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으로 자라 왔는지, 들어가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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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 나 — 한국어는 '나'를 부르는 이름이 두 개다
**저 (jeo)**와 **나 (na)**는 둘 다 말하는 사람 자신을 가리키는 1인칭 대명사인데, **저**는 듣는 사람을 높이기 위해 자기를 한 칸 낮춰 부르는 겸양의 말이고 **나**는 상대와 대등하거나 편한 사이에서 쓰는 말이라는 뜻이다. 영어의 ‘I’는 왕 앞에서도 친구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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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줄놓 — 정신줄을 놓쳐본 적 있나요?
지하철에서 졸다가 눈을 떴는데 창밖 역 이름이 처음 보는 것일 때,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왜 열었는지 잊어버렸을 때, 한국 사람들은 웃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오늘 배울 말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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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짜면 —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못 고르겠을 때의 한 그릇
**짬짜면 (jjamjjamyeon)** 은 짜장면과 짬뽕을 한 그릇에 반씩 나눠 담아 주는 중국집 메뉴라는 뜻이다. 그릇 한가운데에 칸막이가 서 있어서, 한쪽에는 까만 짜장면이 한쪽에는 빨간 짬뽕이 각각 반 인분씩 담겨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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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파구리 — 봉지 두 개를 한 냄비에 넣으면 이름이 생긴다
**짜파구리 (jjapaguri)**는 짜장 라면인 '짜파게티'와 얼큰한 해물 라면인 '너구리'를 한 냄비에 같이 끓여 먹는 한국식 인스턴트 라면 요리를 뜻한다. 두 제품 이름의 앞뒤를 잘라 붙여 만든 말이라, 이 단어는 요리 이름이면서 동시에 '섞어 먹기'라는 놀이의 이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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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 — 주인공보다 오래 기억되는 사람들
조연은 연극이나 영화에서 주인공을 도와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역할, 또는 그런 역할을 맡은 배우라는 뜻이다. 한국 드라마를 보다 보면 이런 순간이 온다. 주인공 두 사람의 이야기는 예상대로 흘러가는데, 정작 다음 회가 기다려지는 이유는 주인공 회사의 무뚝뚝한 부장님이나 시장에서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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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겠다 — 한국인이 하루에 몇 번씩 '죽는' 이유
**죽겠다 (jukgetda)**는 어떤 느낌이나 상태가 견디기 힘들 만큼 심하다는 뜻이다. 글자 그대로 옮기면 "죽을 것 같다"이지만, 이 말을 하는 사람 중에 실제로 죽음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 한국에서 며칠만 지내 보면 이 표현을 놀랄 만큼 자주 듣게 된다. 지하철 계단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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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공족 (kagongjok): 커피 한 잔으로 다섯 시간, 카페에 눌러앉는 사람들
**카공족 (kagongjok)** 은 카페에 오래 앉아 공부하거나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시험 기간에 대학가 카페 문을 열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설명이 필요 없어진다. 테이블마다 노트북이 펼쳐져 있고, 콘센트에서 가까운 자리는 이미 다 찼고, 다 식어 버린 아메리카노 한 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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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출 — 8시 59분에 도착하는 사람들
칼출(kalchul)은 정해진 출근 시각에 1분도 이르지 않고 늦지도 않게, 딱 그 시각에 맞춰 회사에 도착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8시 59분에 1층 엘리베이터를 타고 9시 정각에 자리에 앉는 사람 — 그 사람이 칼출하는 사람이다. 한국 직장에서 ‘9시 출근’은 오랫동안 사실상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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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 한국 사람이 '연락하다' 대신 쓰는 말
**카톡 (katok)**은 한국의 메신저 앱 '카카오톡'을 줄여 부르는 말이자, 그 앱으로 주고받는 메시지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에 도착하면 사흘 안에 반드시 듣게 된다. 밥을 먹다가도, 지하철에서 내리면서도, 회의가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면서도 한국 사람들은 헤어지기 직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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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댄스 — 좋아하는 노래를 몸으로 따라 하는 일
**커버댄스 (keobeodaenseu)**는 좋아하는 가수의 안무를 원곡 그대로 따라 추는 것을 뜻한다. 금요일 저녁 홍대입구역 근처를 걷다 보면, 유리벽이 큰 건물 앞에 학생 서넛이 줄을 맞춰 서 있는 걸 보게 된다. 블루투스 스피커 하나 켜 놓고 같은 8박자를 스무 번씩 다시 맞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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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밥 (keopbap) — 서서 5분 만에 비우는 한 끼
컵밥은 종이컵처럼 생긴 일회용 용기에 밥을 담고 그 위에 반찬과 소스를 얹어 숟가락 하나로 비벼 먹는, 값싸고 빠른 한 끼를 뜻한다. 학원 수업이 끝나고 다음 수업까지 20분, 점심시간은 짧고 앉을 자리는 없을 때 — 사람들은 노점 앞에 선 채로 이 한 컵을 비우고 다시 뛰어간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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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파트 — 3분짜리 노래에서 기억에 남는 3초
**킬링파트 (killingpateu)** 는 노래에서 가장 강렬하게 귀에 꽂혀 그 곡 전체를 기억하게 만드는 짧은 구간을 가리키는 말이다. 노래는 3분인데 머릿속에 남는 건 3초다 — 한국 팬들은 그 3초를 이렇게 부른다. 친구가 "이 노래 좋아"라고 하면 거의 반드시 따라오는 질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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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국밥 — 어젯밤을 지워 주는 뜨거운 한 그릇
어젯밤이 조금 길었다면, 다음 날 아침 한국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가 하나 있다. 커피도 아니고 물도 아니다. 뚝배기에서 아직 끓고 있는, 콩나물이 수북한 국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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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 (dongan): '2주 동안'과 '2주 만에'는 어떻게 다를까
동안은 '어떤 때부터 다른 때까지 이어지는 시간의 길이'라는 뜻이다. 영어의 during, while, for가 한 단어 안에 다 들어 있다고 보면 된다. **동안 (dongan)** 은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하고 두세 달 안에 반드시 만나는 말이면서, 동시에 3년을 배운 사람도 어느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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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국어: 미신 (misin) — 믿는 사람 앞에서는 함부로 쓰지 않는 말
**미신 (misin)**은 점이나 굿처럼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믿음, 또는 그런 믿음을 가지는 것이라는 뜻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이사 갈 집을 계약한 주인공이 달력을 넘기며 “손 없는 날”을 찾거나, 시험 전날 어머니가 미역국 대신 찹쌀떡을 내미는 장면을 본 적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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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senteo) — 무대 한가운데, 그리고 우리 동네 주민센터
**센터 (senteo)**는 축구·배구·농구 같은 경기에서 경기장의 가운데, 또는 그 가운데에 선 선수를 가리키는 말이다. 사전이 가장 먼저 알려 주는 뜻은 이렇게 운동장 한복판이지만, 케이팝 팬이 이 단어를 처음 만나는 자리는 대개 무대 위다. 멤버 여덟 명이 나란히 서 있다가 후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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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 서울에서 부산까지 두 시간 반, 한국인의 '반나절 생활권'
**KTX (케이티엑스, keitiekseu)**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두 시간 반 만에 이어 주는 한국의 고속철도, 그리고 그 고속열차를 부르는 이름이라는 뜻이다. 한국 드라마를 보다 보면 주인공이 짐 하나 들고 서울역 전광판 앞에 서 있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그 위에 떠 있는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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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 한국에서 이름 다음으로 묻는 네 글자
**MBTI (엠비티아이, embitiai)**는 사람의 성격을 네 글자 알파벳으로 나타내는 성격 유형 검사, 그리고 그 검사에서 나온 자기 유형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에서 이 말은 심리학 용어라기보다 인사말에 가깝다. 처음 만난 또래끼리 이름을 주고받고 나면 세 번째쯤 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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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중 전화 — 화면에 쌓인 다섯 통의 무게
**부재중 전화 (bujaejung jeonhwa)**는 전화가 걸려 왔는데 받지 못해서 화면에 기록만 남은 전화, 그러니까 ‘놓친 전화’를 뜻한다. 회의실에 들어가면서 휴대폰을 무음으로 돌려놓았다가 두 시간 뒤에 꺼내 보니, 잠금 화면에 낯익은 이름이 세 줄 쌓여 있는 그 장면 —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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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 줄거리도 안 읽고 재생을 누르게 하는 말
주말 저녁, 볼 게 없어서 삼십 분째 목록만 위아래로 내리던 참이었다. 그러다 포스터 구석의 익숙한 이름 하나에 손이 멈춘다. 줄거리도 안 읽고, 별점도 안 보고, 그냥 재생을 누른다. **믿고 보는 (mitgo boneun)**은 '이 사람이 만든 것이라면 내용을 미리 확인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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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보기 — 주말 하나를 통째로 태우는 말
한국 친구에게 “주말에 뭐 했어?”라고 물으면 꽤 높은 확률로 돌아오는 대답이 있다. **몰아보기 (morabogi)**. 몰아보기는 드라마나 예능처럼 여러 편으로 나뉜 영상을 한자리에서 연달아 몰아서 보는 일을 뜻한다. 영어의 binge-watching과 거의 정확히 겹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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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감 (moripgam) — 드라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그 느낌
**몰입감 (moripgam)** 은 어떤 대상에 완전히 빠져들어 시간과 주변을 잊게 되는 느낌, 또는 그런 느낌을 만들어 내는 작품의 힘이라는 뜻이다. 한 편만 보고 자려고 누웠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창밖이 밝아져 있을 때, 지하철에서 휴대폰만 보다가 내릴 역을 지나쳤을 때, 한국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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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다 (mosida) — '데리고'가 아니라 '모시고' 가는 순간
**모시다 (mosida)** 는 윗사람이나 존경하는 사람을 가까이에서 시중들거나, 그런 분을 어디로 데리고 가거나 어떤 자리에 앉게 하는 일을 뜻하는 높임말 동사다. 토요일 아침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 뒷자리를 비우고 있는 사람, 회사 워크숍 안내문에 적힌 '강연자로 ○○○ 교수님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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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올랐다 — 요즘 절정이라는 뜻의 한국어 슬랭
**물올랐다 (mul-ollatda)**는 어떤 사람의 실력이나 외모, 컨디션이 요즘 들어 부쩍 좋아져서 지금이 그 사람의 절정이라는 뜻이다. 한국 사람이 이 말을 꺼내는 자리는 대체로 정해져 있다. 야구 중계를 보다가 한 타자의 방망이가 계속 맞아 나갈 때, 좋아하는 가수의 컴백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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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회 (mulhoe) — 얼음 동동 띄운 여름 동해안의 한 그릇
물회(mulhoe)는 얇게 썬 생선회에 오이·배·깻잎 같은 채소를 얹고 새콤달콤한 양념과 얼음처럼 차가운 국물을 부어 숟가락으로 떠먹는 동해안식 회 요리라는 뜻이다. 이름 그대로 ‘물’에 말아 먹는 ‘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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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타기 — 잘못을 지적당하면 왜 갑자기 딴 얘기를 할까
**물타기 (multagi)** 는 술이나 우유에 물을 부어 묽게 만드는 일을 가리키던 말에서 나와, 지금은 **자기 잘못을 지적당했을 때 엉뚱한 이야기를 끌어와 문제의 초점을 흐리는 짓**이라는 뜻이다. 핵심은 부인이 아니라 희석이다. 잘못을 대놓고 아니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저 옆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