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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가 — 집을 떠난 사람에게만 생기는 집
한국 친구에게 명절 계획을 물으면 열에 아홉은 이렇게 답한다. "나 **본가 (bonga)** 내려가." **본가 (bonga)** 는 '따로 나와 살기 이전에 원래 살던 집', 그러니까 독립하기 전에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금 내가 자고 밥 먹는 원룸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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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캐 — 부캐가 아무리 늘어도 결국 돌아오는 자리
한국 예능을 보다가, 낯선 이름과 낯선 옷차림으로 나오던 출연자가 갑자기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순간 화면 구석에 이런 자막이 뜬다. '본캐 등장'. **본캐 (bonkae)**는 '본래 캐릭터', 곧 여러 개의 정체성 가운데 중심이 되는 원래의 나라는 뜻이다. 게임에서는 여러 계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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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chaellinji) — 요즘 한국에서 '도전'보다 훨씬 자주 들리는 말
챌린지는 원래 '도전'을 뜻하는 영어 challenge에서 온 말이지만, 오늘날 한국에서 **챌린지 (chaellinji)** 라고 하면 대개 같은 춤이나 동작을 따라 찍어 SNS에 올리고 다음 사람에게 넘기는 참여형 유행 콘텐츠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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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국장 — 냄새로 겁주고 맛으로 잡는 발효 찌개
**청국장 (cheonggukjang)**은 삶은 콩을 발효시켜 만든 된장의 한 가지, 또는 그것으로 끓인 찌개라는 뜻이다. 한국 친구 집 현관문을 열었는데 코가 먼저 놀라는 냄새가 훅 끼쳤고, 정작 집주인은 태연하게 밥상을 차리고 있다면, 부엌에서 끓고 있는 것은 십중팔구 청국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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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저격 — 내 취향을 정확히 쏘아 맞힌 그 순간
**취향저격 (chwihyangjeogyeok)** 은 어떤 물건이나 노래, 가게, 작품이 내 취향에 너무 정확히 맞아떨어져서 마치 누군가 내 취향을 조준해 쏜 것 같다는 뜻이다. 한국에서 이 말이 튀어나오는 순간은 대개 아주 짧고 아주 강하다. 친구가 건넨 이어폰에서 첫 소절이 흘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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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렉카 — 사고 현장에 제일 먼저 달려오는 이름
한국 인터넷에서 무슨 일이 터지면, 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하는 건 기자도 경찰도 아니다. 영상이다. 사건이 알려진 지 몇 시간 만에 빨간 화살표와 물음표가 박힌 썸네일이 추천 목록에 뜬다. **사이버 렉카 (saibeo rekka)**는 사건이나 논란이 터지면 제일 먼저 달려와 남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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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강정 (dakgangjeong) — 식어야 진짜 맛있는 한국식 치킨
오늘의 표현은 **닭강정 (dakgangjeong)** 이다. 닭강정은 한입 크기로 자른 닭고기를 두 번 튀긴 뒤 물엿과 고추장을 섞은 끈적한 양념에 버무린 음식이라는 뜻이다. 한국 시장 골목을 걷다가 유난히 줄이 긴 가게를 봤다면, 그중 하나는 거의 틀림없이 닭강정 가게다. 커다란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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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코스 — 밥 다음에 뭘 할지까지가 답이다
주말 약속이 잡히면 한국 사람들의 대화는 곧장 다음 질문으로 넘어간다. “그래서 어디 갈 건데?” 그런데 여기에 “홍대”라고만 답하면 대화가 끝나지 않는다. 밥은 어디서 먹고, 그다음엔 뭘 하고, 해 지면 어디로 넘어갈지까지 말해야 비로소 답이 된 것 같다. 이 하루치 이동 전체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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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다 — 받는 사람을 높이는 단 하나의 단어
**드리다 (deurida)**는 ‘주다’의 높임말로, 무엇을 다른 사람에게 건네어 가지게 하거나 쓰게 한다는 뜻이다. 물건이 오가는 손동작은 똑같은데, 받는 쪽을 높여서 말하는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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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잔치 — 아기의 첫 생일에 온 가족이 모이는 이유
돌잔치 (doljanchi)는 아이의 첫 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잔치라는 뜻이다. 토요일 낮의 뷔페 식당, 입구에 풍선 아치가 서 있고 무대 앞 작은 상에는 실타래와 지폐와 연필이 나란히 놓여 있다. 한복을 입은 아기가 엄마 품에 안겨 나오면 스무 명 남짓한 어른들이 동시에 휴대폰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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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쭐내다 — 벌 대신 돈으로 혼내 주는 한국의 신조어
**돈쭐내다 (donjjullaeda)**는 착한 일이 알려진 가게에 손님들이 일부러 몰려가 물건을 사 주고 매출을 올려 주는 것, 즉 ‘혼쭐’ 대신 ‘돈쭐’을 내 준다는 뜻이다. 벌을 주는 말의 자리에 ‘돈’을 끼워 넣어 방향을 정반대로 뒤집어 놓은, 한국 인터넷에서 태어난 신조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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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 없다 — 어제 크게 싸운 사람이 오늘 아침 "밥 먹었어?" 하고 묻는 이유
**뒤끝 없다 (dwikkeut eopda)**는 다투거나 언짢은 일이 있은 뒤에도 그 감정을 마음에 담아 두지 않는다는 뜻이다. 어제 목소리를 높여 싸운 사람이 오늘 아침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밥 먹었어?" 하고 묻는 장면 — 한국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두고 "뒤끝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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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담화 — 그 사람이 나간 뒤 3초부터 시작되는 말
**뒷담화 (dwitdamhwa)** 는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을 두고 뒤에서 흉을 보거나 험담을 하는 일, 또 그렇게 오가는 말을 뜻한다. 누군가 먼저 일어나 나간 직후, 남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한 톤 낮추고 시작하는 그 대화 — 한국어는 그것을 한 단어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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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까 — “그건 좀 억지로 까는 거 아니야?”
**억까 (eok-kka)** 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데도 억지로 흠을 잡아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일, 또는 그런 비난 자체를 가리키는 뜻이다. 야구 중계를 보다가 옆자리 사람이 자기 팀 4번 타자한테 “쟤는 원래 못 쳐”라고 던질 때, 데뷔한 지 두 달 된 아이돌 무대 영상 댓글창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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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 — 겨울 포장마차 앞에서 배우는 한 마디, 그리고 '오뎅'과의 거리
**어묵 (eomuk)** 은 생선의 살을 으깨어 소금과 밀가루 등을 넣고 반죽해 익힌 음식이라는 뜻이다. 한국의 겨울 저녁, 지하철역 출구를 올라오면 김이 뿌옇게 서린 포장마차가 서 있고, 그 안에서 긴 나무 꼬치에 접혀 꽂힌 채 뜨거운 국물 속에 줄지어 흔들리는 것 — 그게 어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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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방 (eumbang) — 금요일 저녁, 방송국 앞에 줄이 서는 이유
금요일 저녁 여섯 시, 서울 여의도의 방송국 건물 앞에는 조금 이상한 광경이 펼쳐진다. 같은 색 응원봉을 든 사람들이 건물을 한 바퀴 감고 서 있는데, 공연장 앞도 아니고 티켓을 산 사람들도 아니다. 이들이 기다리는 것은 두 시간짜리 텔레비전 생방송, 팬들의 말로는 **음방 (eum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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갬성 (gaemseong): 감성에 ㅣ 하나가 끼어들면 생기는 말
갬성은 감성을 장난스럽게 비튼 말로, 분위기에 푹 젖은 상태나 그런 분위기를 노린 사진·음악·장소를 반쯤 놀리듯 가리키는 말이라는 뜻이다. 로마자로 쓰면 **갬성 (gaemseong)**, 뿌리가 되는 말은 **감성 (gamseong)** — 감정을 느끼는 마음의 결을 가리키는 점잖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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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탕 — 결혼식장에도, 해장에도 나오는 그 국 한 그릇
갈비탕(galbitang)은 소의 갈비를 토막 내어 넣고 오랫동안 푹 끓여 낸 국이라는 뜻이다. 한국에서 이 말이 오가는 자리는 생각보다 정해져 있다. 토요일 낮 예식장 지하 연회장, 회식 다음 날 열두 시의 사무실, 오랜만에 부모님을 모시고 들어간 한식집. 셋 다 오늘은 아무거나 먹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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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전 — 비 오는 날, 창밖을 보다가 꺼내는 말
장맛비가 유리창을 때리기 시작하면 한국 사람들은 거의 반사적으로 같은 말을 꺼낸다. “비 온다. 감자전이나 부칠까?” **감자전 (gamjajeon)**은 감자를 곱게 갈거나 가늘게 채 썰어 기름 두른 팬에 얇게 부쳐 낸 부침개라는 뜻이다. 이름 그대로 감자로 부친 전이고, 재료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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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크다 — 겁이 없다는 말을 한국어는 왜 간으로 할까
**간이 크다 (gani keuda)**는 겁이 없고 대담하다, 즉 보통 사람이라면 무서워서 못 할 일을 태연히 저지른다는 뜻이다. 시험이 사흘 남았는데 여행 가방을 싸는 친구, 얼굴 한 번 못 본 사람에게 먼저 큰돈을 보내는 사람, 입사 첫 주 회의에서 대표의 기획안에 그대로 반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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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 — 태어날 때 이미 쥐고 있던 것
**금수저 (geumsujeo)**는 부유한 집안에 태어나 부모의 재력과 인맥 덕분에 처음부터 유리한 자리에서 출발한 사람을 뜻한다. 글자만 보면 ‘금으로 만든 숟가락’이지만, 이 말을 쓰는 사람 중에 식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다. 금수저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을, 더 정확히는 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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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으세요? — 걱정과 양해를 한 번에 건네는 말
**괜찮으세요? (gwaenchaneuseyo?)**는 상대의 몸이나 마음에 탈이 없는지 묻거나, 내가 하려는 일이 상대에게 불편하지 않은지 확인하는 높임말이라는 뜻이다. 지하철이 급정거해 앞사람이 휘청였을 때, 회의를 30분 미뤄야 할 때, 처음 온 손님 앞에 아주 매운 음식을 내려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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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 (Gwangalli) — 부산 사람들이 밤에 모이는 그 바다
광안리는 부산 수영구에 있는 해수욕장과 그 앞 동네를 함께 가리키는 지명이라는 뜻이다. 로마자로는 **광안리 (Gwangalli)**라고 적고, 소리 낼 때는 글자 그대로 '광-안-리'가 아니라 [광알리]가 된다. 한국 사람에게 '이번 주말에 부산 가요'라고 말해 보라. 열에 여덟은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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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길 — 여덟 시간을 달려서라도 가는 길
**귀성길 (gwiseonggil)**은 명절에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뵈러 고향으로 내려가는 길이라는 뜻이다. 설이나 추석이 다가오면 한국의 뉴스는 며칠 전부터 똑같은 화면을 튼다. 헬기에서 내려다본 고속도로가 빨간 미등으로 지평선까지 이어져 있고, 화면 아래에는 '귀성길 정체 절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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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말이 — 이름 안에 조리법이 들어 있는 반찬
계란말이(gyeranmari)는 푼 계란을 팬에 부치면서 돌돌 말아 낸 음식이라는 뜻이다. 한국 사람이 이 단어를 들으면 머릿속에 뜨는 그림이 거의 똑같다. 노란 원기둥을 도톰하게 썰어 놓은 접시, 단면마다 보이는 초록 파와 주황 당근, 그리고 밥상에 놓이자마자 젓가락이 제일 먼저 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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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빵 — 겨울 노점에서 손이 먼저 기억하는 빵
**계란빵 (gyeranppang)**은 밀가루 반죽에 계란을 넣어 찌거나 구운 빵이라는 뜻이다. 겨울 저녁 지하철역 출구 앞이나 학교 앞 골목에서, 네모난 무쇠 틀 위로 하얀 김이 올라오는 노점을 지나쳐 본 적이 있다면 그 틀 안에 줄지어 앉아 있던 것이 바로 이 빵이다. 길쭉한 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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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주시겠어요? — 부탁이 통하는 온도, 한국어에서 가장 조심스러운 요청법
**~해 주시겠어요? (~hae jusigesseoyo?)**는 '그 일을 저를 위해 해 주실 의향이 있으신가요?'라고 상대의 마음을 먼저 물으며 부탁하는, 한국어에서 가장 조심스러운 요청 표현이라는 뜻이다.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이 가장 먼저 외우는 부탁 표현은 보통 **~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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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 — 최종회 밤 11시에 가장 많이 오가는 말
**해피엔딩 (haepiending)**은 이야기가 바라던 대로 행복하게 끝나는 결말이라는 뜻이다. 영어 happy ending을 그대로 들여온 외래어인데, 한국어에서는 소설이나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만 가리키지 않는다. 일요일 밤 11시, 여섯 달을 따라온 16부작 드라마의 마지막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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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haeundae): 바다 이름이자, 사람 사는 동네 이름
**해운대 (haeundae)**는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에 있는 바닷가로, 온천과 해수욕장과 빼어난 경치로 이름난 관광지라는 뜻이다. 서울에서 KTX로 두 시간 반, 부산역에 내려 지하철을 갈아타면 닿는 곳이다. 한국 여행을 준비하는 외국인이 '부산' 다음으로 가장 먼저 검색창에 쳐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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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캉스 — 멀리 가지 않는 휴가, 캐리어는 지하철로 삼십 분
**호캉스 (hokangseu)**는 멀리 떠나지 않고 호텔에 머무르며 보내는 짧은 휴가라는 뜻이다. 비행기도 없고, 시간 단위로 짜인 관광 일정표도 없다. 캐리어 하나 끌고 지하철로 삼십 분 거리의 호텔에 체크인해서, 수영장에 한 번 들어갔다가 침대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다가, 다음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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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빙환 — 회귀·빙의·환생, 인생을 다시 사는 이야기
회빙환(hoebinghwan)은 회귀·빙의·환생 세 가지를 한 단어로 묶어 부르는 말로, 주인공이 죽거나 크게 실패한 뒤 인생을 처음부터 다시 사는 이야기 장치를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 드라마나 웹툰을 챙겨 보는 사람이라면 요즘 이 말을 피해 가기가 어렵다. 커뮤니티 게시판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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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남 (hunnam) — 잘생김보다 따뜻함을 칭찬하는 말
**훈남 (hunnam)** 은 '훈훈한 남자'를 줄인 말로, 이목구비가 조각 같다기보다 인상이 따뜻하고 분위기가 편안해서 보는 사람 마음까지 훈훈해지는 남자라는 뜻이다.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순간 실시간 댓글창이 이 두 글자로 뒤덮이는 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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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누나 — 한국 사람들이 이름을 부르지 않는 이유
형/누나는 남자가 자기보다 나이 많은 남자를 부를 때 쓰는 **형 (hyeong)**, 나이 많은 여자를 부를 때 쓰는 **누나 (nuna)**를 묶어 이르는 말로, 상대의 이름 대신 부르는 한국식 호칭이라는 뜻이다. 한국에서 며칠만 지내 보면 이상한 걸 알아차리게 된다. 사람들이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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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킥 — 밤에 이불을 걷어차게 만드는 그 기억
밤 열두 시, 불을 끄고 누웠다. 그런데 하필 그때 3년 전 회식에서 혼자 신나서 했던 농담이, 아무도 웃지 않았던 그 3초가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나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이불이 발치로 밀려난다. **이불킥 (ibulkik)** 은 이렇게 잠자리에서 과거의 부끄러운 기억이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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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코 — 좋아하는 마음을 잠깐 숨겨 두는 기술
**일코 (ilko)**는 '일반인 코스프레'의 줄임말로, 무언가에 푹 빠진 팬이면서도 남들 앞에서는 아무 관심 없는 평범한 사람인 척 굴며 티를 내지 않는 것을 뜻한다. 응원봉을 종이 가방 깊숙이 밀어 넣고, 회의 중에 최애 이름이 나와도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회사 사람들과 밥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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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급동 — 유튜브 화면에서 태어난 세 글자, 한국인은 이렇게 씁니다
**인급동 (ingeupdong)** 은 '인기 급상승 동영상'을 줄인 말로, 유튜브에서 짧은 시간에 조회수가 폭발해 화제 목록에 오른 영상을 뜻하는 말이다. 한국 친구와 유튜브 이야기를 하다 보면 거의 반드시 튀어나오는 세 글자다. 새벽에 올린 영상 하나가 아침에 눈을 떠 보니 수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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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Insadong) — 서울 한복판에 남은 전통문화 거리
인사동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동으로, 전통문화 거리로 유명해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라는 뜻이다.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교과서보다 먼저 이 이름을 듣게 된다. 한국인 친구에게 "서울에서 어디 가면 좋아?"라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인사동 (Insadong)** 을 가장 먼저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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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논란 — 실력보다 먼저 묻는 그 말
**인성논란 (inseong-nollan)**은 어떤 사람의 성품과 태도가 나빴다는 이야기가 퍼져 대중이 그 사람의 됨됨이를 두고 시끄럽게 다투는 사건이라는 뜻이다. 좋아하던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를 한창 보고 있는데, 갑자기 휴대폰에 그 배우가 촬영장 스태프에게 소리를 질렀다는 목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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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 만남에 이유를 붙이는 한국어
**인연 (inyeon)**은 사람들 사이에, 또는 사람과 사물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를 뜻하고 그 관계가 생겨난 이유나 내력까지 함께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 사람은 헤어진 사람을 떠올릴 때, 우연히 다시 만난 사람 앞에서, 오래 알고 지낸 사이를 남에게 소개할 때 이 한 단어를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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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망 — '이번 생은 망했다'를 농담처럼 던지는 네 글자
이생망은 '이번 생은 망했다'를 네 글자로 줄인 말로, 이번 인생은 이미 돌이킬 수 없이 망해 버렸다는 뜻이다. 시험 점수를 확인한 밤, 월급이 들어온 지 하루 만에 통장을 열어 본 아침, 미용실에서 원한 것보다 5센티 짧게 잘려 나온 오후에 한국 사람들은 이 말을 툭 던진다. **이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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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 사라진 자리에 남는 것
자취는 어떤 것이 남긴 표시나 흔적이라는 뜻이다. 십 년을 지나다니던 골목 분식집이 어느 날 문을 닫고, 간판을 떼어 낸 자리에만 네모난 그을음이 남아 있다 — 한국 사람은 그 네모를 보며 '여기 가게가 있던 자취가 남았네'라고 말한다. **자취 (jachwi)** 는 지금 눈앞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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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 '집에서 일해요'를 한국어로 말하는 법
**재택근무 (jaetaekgeunmu)**는 인터넷 등을 이용해 집에서 회사의 업무를 보는 일이라는 뜻이다. 평일 오후 세 시, 동네 편의점에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아이스커피를 고르고 있는 직장인을 봤다면 그 사람은 아마 이 한 단어로 자기 하루를 설명할 것이다. "저 오늘 재택근무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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잖아요 — 이미 아는 얘기를 다시 꺼낼 때 붙이는 말끝
**잖아요 (janayo)**는 '듣는 사람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꺼내어 확인시킬 때 문장 끝에 붙이는 말끝'이라는 뜻이다. 새 소식을 전하는 말이 아니라, 이미 두 사람 사이에 놓여 있던 사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말이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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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수시다 — 할머니 밥상 앞에서만 나오는 '먹다'의 최상급 높임말
잡수시다 (japsusida)는 '먹다 (meokda)'의 높임말로, 웃어른이 음식을 드시는 일을 아주 높여 이르는 말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명절 아침 장면을 본 적이 있다면 그림이 금방 그려질 것이다. 며느리가 상을 들고 들어와 할머니 앞에 내려놓으며 "진지 잡수세요" 하고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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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 첫 단어부터 고개를 숙이는 말
**저희 (jeohui)**는 ‘우리 (uri)’를 한 칸 낮춰 말하는 겸양 표현으로, 말하는 사람이 자기보다 높은 사람 앞에서 자기를 포함한 여러 사람이나 자기와 관련된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신입 사원이 임원 앞에서 “**저희** 팀이 준비했습니다”라고 말하거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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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략결혼 — 사랑이 아니라 계산으로 맺는 결혼
**정략결혼 (jeongnyak-gyeolhon)**은 두 사람의 애정이 아니라 집안·회사·정치 세력의 이익을 위해 맺는 결혼이라는 뜻이다.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회장실, 아버지가 아들 앞으로 서류를 한 장 밀어 놓는다. “다음 달에 상견례 잡아라.” 아들이 고개를 든다. “제가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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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는 '지난주'라는 뜻입니다 — 그런데 왜 기차표에도 전주가 있을까
**전주 (jeonju)**는 '이번 주의 바로 앞의 주', 즉 지난주라는 뜻이다. 한국 회사의 월요일 아침 회의에 앉아 있으면 반드시 한 번은 듣게 되는 말이고, 병원 접수대와 학교 공지사항에도 조용히 등장한다. 그런데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 입장에서 이 단어는 조금 억울한 구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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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 — 화면으로만 보던 무대를 두 눈으로 보는 날
**직관 (jikgwan)**은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상을 접해 곧바로 파악하는 작용, 즉 ‘직감’이라는 뜻이다. 국립국어원 사전을 펼치면 이 뜻 하나만 나온다. 그런데 K-pop 팬 계정을 하루만 들여다보면 이 단어가 전혀 다른 자리에서 쏟아진다. “나 이번엔 꼭 직관 갈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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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 이삿날 박스 위에서 먹는 검은 면 한 그릇
**짜장면 (jjajangmyeon)**은 중국식 된장에 고기와 채소 등을 넣어 볶은 양념에 면을 비벼 먹는 음식이라는 뜻이다. 검고 걸쭉한 양념을 하얀 면 위에 부어 주면, 받은 사람이 젓가락으로 아래위를 뒤집어 가며 비벼서 먹는다. 한국의 중국집 어디를 가도 메뉴판 맨 윗줄에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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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바 — 시간이 손끝에 남긴 실력
**짬바 (jjamba)**는 오랜 시간 같은 일을 반복해 온 사람의 몸에 밴 노련함, 곧 ‘연차에서 저절로 나오는 실력’을 뜻하는 한국어 신조어다. 설명서를 보지 않아도 손이 먼저 움직이는 순간, 남들이 삼십 분 걸리는 일을 삼 분에 끝내는 순간에 한국 사람들은 감탄하듯 “역시 **짬